제66장
김소연은 정신을 차리고는 부끄러움과 분노가 뒤섞인 채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그의 팔이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여 앞으로 손을 뻗어 카드를 내밀었다.
“...”
‘이게 무슨 뜻이지?’
김소연은 그의 품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그의 체온 때문에 피부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정서우는 이 모습을 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즐거워했다.
옆에 있던 남자들은 농담을 던지기 시작했다.
“형, 여자를 안고 카드 치다니. 이런 난봉꾼이 어디 더 있어요?”
“그러게 말이야. 아까보다 어깨가 으쓱해진 것 같은데? 이런 형을 이길 수가 있나?”
“근데 이러다 진짜 분위기 타면 어쩌려고? 하하하.”
김소연은 그의 품에서 마치 작은 새우처럼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그들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얼굴은 이미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 움직이려 했으나 남자의 낮게 깔린 시선이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어 말을 크게 할 수 없었던 김소연은 한참 망설이다가 그의 귀에 대고 수줍게 속삭였다.
“나... 화장실 좀 다녀와야겠어요.”
그녀는 너무 급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화장실’이라는 단어는 남자의 귀에 떨어지자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을 잠시 응시했다.
그는 일부러 다시 물었다.
“뭐라고 했지?”
김소연은 부끄러움을 꾹 참고 어쩔 수 없이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번에는 약간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진짜 급하단 말이에요!”
남자는 그제야 입꼬리를 올리며 팔을 풀었다.
김소연은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에서 나와 룸으로 돌아온 김소연은 텅 빈 곳을 보고 순간 당황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정서우와 권수혁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창가에 서 있던 훤칠한 키의 남자는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냈다.
김소연이 나오자 그는 담뱃불을 꺼버렸다.
“다들 어디 갔어요? 왜 아무도 없어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