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계속 조사하세요.”
엘의 단호한 목소리가 병원 복도를 울렸다.
권수혁은 안경 속에 감춰둔 자신의 눈을 살짝 치켜 올리더니 고하준을 보며 말했다.
“하준아, 너희 형은 지금 소연 씨라는 형수님을 관찰하는 중이야.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뭐든 다 의심하고 보는 본성 때문이기도 하고. 사모님의 안전을 위해서이기도 하지. 하지만 동시에 형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가끔씩 소연 씨를 건드리고 놀아보는 걸 보면 곧 이성 잃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네.”
엘은 피우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버리더니 권수혁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응시했다. 그러더니 긴 다리로 권수혁을 강하게 걷어찼다.
권수혁은 그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엘의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
다음 날.
강여진은 병원에서 휴식을 취했고 김소연은 처음으로 정식적인 산부인과 검사를 받았다.
태아는 이제 5주째로 접어들었는데 어느덧 한 달을 넘겼다.
비록 별장에서 혈압을 자주 재긴 했지만 초음파 화면에 보이는 작은 해마 같은 생명체를 보자 그녀의 감정은 복잡해졌다.
김소연은 결국 배 속의 아이를 무시하지 말고 직면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련님의 아이를 정말 낳을 수 있을까? 1년 뒤 출산하면 도련님에게 아이를 넘겨주고 모든 관계를 끊는다고? 내가 과연 이 아이를 떠나보낼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질문들이 김소연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지만 김소연은 그저 한 발씩 걸어가며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명한 건 이 아이가 강여진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열쇠라는 사실이었다.
작은 해마 같은 아이를 떠올리며 김소연은 하루 종일 실실 웃었다.
김소연은 강여진의 곁에 머물며 정성껏 간호하다 그녀가 잠든 뒤 바로 컴퓨터를 켜고 디자인 작업에 몰두했다.
어느덧 밤이 되었을 무렵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팔에 자신의 재킷을 걸치고 있었고 들어서자마자 방 안에 조명을 켰다.
남자는 다가가 그녀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물었다.
“디자인 작업이 막혔나 보네?”
뒤를 돌아보려던 김소연은 얼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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