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김소연은 방금 죽어도 보기 싫은 원수를 한순간 ‘가짜 남편’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던 사실을 차마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황급히 정서우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전시회 좀 둘러봤는데 별거 없더라. 우리 그냥 쇼핑이나 하러 가자!”
“별거 없어? 이 대표가 내놓은 주얼리가 하나같이 희귀한 보석들이라고! 너 질투해서 그러는 거지?”
정서우가 전시품을 가리키며 감탄했다. 그러자 김소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 지금은 내가 그 사람보다 못하겠지. 하지만 다시 일어나면 제대로 무너뜨릴 거야!”
...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남자는 2층 창가에 서서 아래에서 뭔가를 열심히 떠들고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날 무너뜨린다고? 어떻게 무너뜨릴 작정이지?’
남자가 얇은 입술을 살짝 비틀어 웃었다.
옆에 있던 비서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김소연 씨가 대표님을 무너뜨릴 거라고 하셨는데, 대표님은 오히려 기대하시는 것 같은데?’
...
1층.
“좋아, 그럼 쇼핑하러 가자. 근데 너 보고해야 하는 거 아냐?”
정서우의 말에 김소연은 얼른 강여진에게 전화를 걸어 알렸다.
그 후 두 사람이 근처에서 커피를 사 마시려는데 김소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사모님, 저는 도련님 비서입니다. 도련님께서 사모님과 연락할 일이 있으시다고, 카톡을 추가하시랍니다.”
“...”
‘엘 비서가 갑자기 왜 나한테 연락을 하지?’
김소연은 얼떨결에 엘의 명함을 찾아 카톡 친구로 추가했다. 검은색 프로필 사진이 그의 냉랭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곧바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혹시 나 몰래 다른 남자 보고 다니는 거 아니야?]
‘... 뭐야, 이 사람이 어떻게 알았지?’
김소연은 당황해서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2층 창문 너머에서 남자는 그 모습을 보며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
[쇼핑하러 간다며?]
김소연이 ‘맞아요’라고 대답하려는 순간 엘이 파일 하나를 보냈다.
파일을 열어본 순간 김소연은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정서우가 고개를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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