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이지아는 명단 맨 꼭대기의 이름을 만지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박태경.”
이름까지 똑같은 데다 갑자기 성격이 변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니, 이지아는 이미 이 사람이 바로 그 남자라는 것을 확신했다.
“박태경은 2학년 1반에 다니는데 학교에서 공인하는 1번 남신이야. 평소에는 그를 ‘큰 왕자님'이라 부르지만 본인은 그런 호칭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그 호칭이 싫다기보다...”
옆에 있던 남학생이 작은 소리로 덧붙였다.
“종일 인상을 쓰고 있어 마치 살아있는 빙산처럼 아무에게도 신경 쓰지 않아. 박태경이 뭔가 좋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하지만 정말 잘생겼어. 누구에게나 차가운데 여학생들이 그 모습에 더 매력을 느끼지...”
이지아는 이 설명을 듣고 박태경이 바로 자신이 찾고 있는 남자라고 확신했다.
그녀는 장현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이 임무를 잘 완수했어.”
“그럼 보스, 이제 내가 그 사람 좀 불러줄까?”
“아니야.”
이지아는 직접 그를 찾을 계획이었다.
박태경의 성격상 장현수도 약속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좋아. 그럼 보스,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에게 분부해.”
장현수가 아부하며 밀크티 한 잔을 건네더니 이지아에게 어깨를 주물러 주며 다리까지 두드려줄 기세였다.
“평소 학생회 업무는 네가 처리해. 난 신경 안 써.”
이지아는 장현수가 지면 회장 자리를 내놓으라며 내기했지만 학생회 운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학생회장의 권리로 박태경을 찾는 것뿐이었다.
이제 그녀의 목적이 달성되었으니 아예 퇴출하고 상관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장현수는 말을 듣고 조금 놀랐지만 농담 같지 않아 황급히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 보스.”
“고마워, 보스.”
학생회를 나섰을 땐 강의동 안의 사람들은 이미 거의 돌아간 뒤였지만 이지아는 2학년 1반 교실 앞에 가서 박태경이 집에 갔는지 확인하려 했다.
그때 학생 몇 명이 당직을 서고 있었는데 이지아는 바로 한 남학생에게 다가가 입을 열어 물었다.
“박태경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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