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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너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와?” 오연주가 이지아에게 조금이라도 태도가 좋고 덜 창피하다고 느낄 때마다 이지아의 행동은 그녀를 다시 동요하게 했다. 이유영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방으로 돌아와 공부했지만 이지아는 밤늦게 귀가했으니 두 사람의 이런 차이가 오연주의 마음을 다시 흔들었다. 망신만 주는 딸은 아무 가치도 없는 딸이다. “여동생 좀 배워. 학교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공부하잖아. 넌 언니로서 열심히 공부해 동생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지 않고 종일 빈둥빈둥 돌아만 다니다니. 창피하지도 않아?” “학교에 일이 있어서 늦게 왔어요.” 이지아가 몸 주인이 원하는 것을 되찾아주기로 한 뒤부터 오연주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냉담하지 않았다. 이때도 오연주는 다짜고짜 핀잔을 줬지만 그녀는 그럴듯한 이유를 댔다. 오연주는 믿기지 않았지만 표정이 좀 누그러졌다. “학교에 일이 있다고? 네가 오늘 학교에 처음 간 건데 무슨 일이 있을 수 있어?” 그러나 그녀는 이 일에 계속 매달리지 않고 자신의 가장 큰 관심사를 물었다. “참, 너는 몇 반을 배정받았어?” 오연주는 운성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성적순으로 서열을 매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상위권일수록 성적도 좋고 전망도 밝다. 사실 그녀는 이지아가 줄곧 도민준이 가르치는 7반에 배정받기를 원했다. 7반의 서열이 비록 뒤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꼴찌 반은 아니었다. 게다가 도민준은 이씨 가문의 친척이니 설령 그가 이지아를 싫어하더라도 할머니 유옥선의 체면을 봐서 이지아를 잘 보살펴 줄 것이다. 하지만 오연주는 이지아의 실력으로는 7반에 들어가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했고 아마도 꼴찌인 10반에 들어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때 그녀가 이지아에게 물어본 이유는 별다른 희망도 없이 단지 자신을 단념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1반에요.” 이지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뭐? 1반?”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던 오연주는 순간 이지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이지아, 너 고등학교도 다니는데 허풍 떠는 버릇은 언제 고칠 수 있어? 네 성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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