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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이지아를 어느 정도 믿게 된 양호민도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그럼 저에게 무슨 후유증이 있을까요? 사실 흐린 날이나 비가 오면 허리가 뻐근하고 등이 아픈 것 말고는 다른 증상이 없으니 괜찮겠죠?” “후유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요.” 이지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그때의 동상으로 아이가 생길 수 없을 뿐이에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두 다리에 장애가 생길 수도 있어요.” 이지아가 말을 마치자 룸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이가 생길 수 없다고? 그럼 양은혜는 뭐지?’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정미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한 고등학생이 감히 신의를 자처하는데 믿는 사람도 있다니, 황당하네요. 여보, 가자. 이런 사기꾼은 신경 쓰지 말고.” 그녀는 황급히 양호민의 팔을 잡고 양호민을 데려가려고 했지만 양호민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조용히 해.” 말을 마친 그는 급히 이지아를 바라보았다. “이지아 씨, 방금 한 말이 사실인가요?” 이지아는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양호민 씨 같은 증상은 동상에 걸린 뒤 흔히 볼 수 있는 후유증이에요. 못 믿겠으면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봐요. 반나절이면 결과가 나올 거예요.” 정우빈은 양호민의 표정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며 옆에서 붙는 불에 부채질했다. “내가 진작에 이지아 씨가 대단하다고 말했잖아. 네가 들어오기 전에 이지아 씨는 너를 전혀 몰랐지만 네가 어렸을 때 동상에 걸렸다고 말할 수 있었는데 네가 이지아 씨를 의심한다면 정말 바보야!” 문 앞에 있던 정우빈의 경호원들은 모두 양호민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양호민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돌려 정미나를 바라다가 한참 후에야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솔직히 말해 봐, 양은혜가 누구 자식이야?” “여보, 쟤 헛소리 듣지 마!” 정미나는 당황하여 눈빛이 흔들렸지만 끊임없이 변명할 수밖에 없었다. “은혜는 당신 딸이야. 은혜가 어렸을 때 당신이랑 얼마나 닮았어...” “더러운 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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