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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뭐라고?” 오연주와 이유영은 이석준의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그럴 리가!’ 그들은 이지아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이지아가 태성 그룹의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 특히 이유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석준의 곁으로 달려가 목을 길게 빼고 계약서 내용을 들여다보았다. 오연주와 이유영뿐만 아니라 계약서가 위조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이석준조차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확실히 위조의 흔적은 없군.” 이석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이지아를 바라보며 다그쳤다. “솔직히 말해. 이 계약서 어떻게 얻은 거야?” 그러자 이지아는 차분하게 이석준을 쳐다보며 말했다. “거실에 놓여 있던 아빠의 기획서를 들고 태성 그룹에 가서 그쪽 대표를 만났어요. 결국 이경 그룹의 방안이 창의적이라며 마음을 바꿨어요.” 이지아의 말은 조금이라도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런 건 다 필요 없이 그저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만 있으면 됐다. 상대가 믿든 말든 그것은 그녀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석준이 장우빈에게 직접 확인해 본다고 해도... 장우빈은 절대로 이지아에게 리베이트 문제로 협박받았다고 자백할 리가 없으니 결국 이지아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석준은 이지아의 말을 듣곤 침묵했다. 이 일은 절대 이지아가 말한 대로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지아가 더 이상 말할 의지가 없는 듯 보여 더 캐묻는다고 해도 새로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이 계약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인지 이석준은 프로젝트를 손에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기쁨도 느끼지 못했다. “아빠, 정말로 제대로 확인해 보신 거 맞아요? 너무 정교하게 위조해서 못 알아차리신 거 아니에요?” 이유영은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 “계약서 진위 여부를 내가 모르겠어?” 이미 신경이 곤두서 있던 이석준은 이유영이 계속해서 의심의 말을 하자 남아 있던 인내심마저 바닥났다. “안 믿기면 직접 장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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