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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이지아는 바로 용건을 밝혔다. 그러자 프런트 여직원은 비웃으며 말했다. “저희 대표님을 찾아왔다고요? 대표님께서는 굉장히 바쁘신 분입니다. 예약 없이는 절대 만날 수 없습니다.” “저는 이경 그룹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이지아는 이석준의 명함과 이경 그룹의 도장이 찍힌 프로젝트 계약서를 꺼냈다. 이 계약서는 오늘 아침 이석준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이석준의 가방에서 몰래 가져온 것이었다. “이경 그룹이라고요?” 여직원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명함과 계약서를 받아 살펴보았지만,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경 그룹이 이렇게 초라하고 어린 직원을 협상하러 보낼 리 없다고 생각했다. 여직원은 이지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꼬듯 말했다. “이경 그룹이 미성년자를 고용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이경 그룹 대표 이석준의 딸 이지아입니다. 오늘은 아버지를 대신해 대표님을 만나러 왔어요. 그리고 제가 가져온 건 장우빈 대표님이 분명 관심 있어 하실 만한 물건입니다.” “...” 여직원은 다시 한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이지아를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상장 회사의 회장 딸이 이토록 초라한 옷을 입고 있을 리 없어.’ 하지만 계약서가 진짜인 만큼 여직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표 비서실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여직원이 이지아에게 말했다. “대표님 사무실은 15층에 있어요. 엘리베이터 타고 직접 올라가세요.” 다른 손님이라면 당연히 직접 안내했겠지만, 이지아의 외모와 옷차림만 보면 부잣집 자제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지아가 이경 그룹의 딸이라고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지아는 여직원과 다툴 생각이 없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갔다. 장우빈의 사무실은 복도 끝에 있었다.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이지아는 한 남자가 담배를 물고 다리를 꼰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사실 장우빈이 태성 그룹의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장우빈이 젊었을 때 지하 세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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