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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장

“돈부터 내놔. 나중의 일은 나도 장담 못 해. 내 기분 봐서.” “한미연 너무하지 마라.” 설은빈은 처음으로 자기의 눈이 멀었다고 생각했다. 한미연 이 여자가 단순한 토끼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분명 탐욕스러운 늑대였다. “내가 너무하다고? 더 한 거 보여줄까? 설은빈,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오늘 내에 돈 보내줘. 안 그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지?” 이 말을 남긴 한미연은 그냥 가버렸다. 홀로 남은 설은빈은 씩씩거리며 한미연을 노려고보 있었다. 하지만 대처할 방법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2천만, 나더러 어디서 2천만 원을 가져오라는 거야?’ 가방과 액세서리를 저당한 설은빈은 간신히 천만 원을 모았다. 하지만 아직도 천만 원이 부족했다. 바로 이때, 한 사람이 그녀를 불렀다. “학생, 대출 필요한가?” “대출요?” 설은빈의 두 눈이 순간 밝아졌다. “어떻게 빌리는 건데요? 제일 많아서 얼마 빌릴 수 있는데요?”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네가 얼마 필요한지 봐야지. 우린 네가 필요한 만큼 빌려줄 수 있어.” 설은빈은 이 사람이 자기를 구하러 온 천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랑 대출받으러 갔다. 학교로 돌아간 설은빈은 현금이 담겨있는 봉투를 한미연 앞에 던져놓았다. “2천만 원. 앞으로 다시는 날 찾지 마.” 한미연은 의아해했다. 그녀는 설은빈이 정말 이 짧은 시간 안에 2천만 원을 만들어낼 줄 생각 못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돈을 받았다. “고마워.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잊지 말고 나 불러.” 설은빈은 주먹을 꼭 쥐었다. 그녀는 속으로 한미연을 원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계속 웃음을 유지해야 했다. “잘 들어,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내 앞에서 나타나지 마.” 이 말을 남긴 설은빈은 몸을 돌리고 가버렸다. 한미연은 그 돈을 바로 소정안에게 넘겨주었다. “이건 설은빈이 나한테 준 거야. 소정안, 네가 시킨 대로 했으니까, 우리 둘 사이, 이제 아무 일도 없는 거지?” 소정안은 그 돈을 보면서 차갑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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