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남정훈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소정안의 지위가 어떤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소정안은 남씨 가문에서 무시하면 안 되는 존대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많이 접촉할 필요가 있었다.
“됐어, 정안아. 자, 여러분, 이제 들어가시죠.”
남정훈이 소정안을 불렀다.
임씨 가문에게 마지막 체면을 남겨줄 생각인 것 같았다.
임창식도 남정훈의 생각을 눈치챘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가고 난 후, 화가 난 얼굴로 임주희에게 말했다.
“여기서 망신하지 말고 당장 집에 들어가.”
“아빠!”
임주희는 내키지 않았다. 분명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아버지가 왜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 건지 이해 가지 않았다.
임창식은 임주희를 무시하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임주희 때문에 일어난 소동은 연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소정안이 남정훈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소정안도 잘 알고 있다. 방금 정훈 할아버지가 자기를 감싸줘서 이 사람들이 몰려온 거라고.
그녀는 사람들 속에서 유독 우아해 보이는 남시운을 힐긋 쳐다보았다. 그리고 방금 그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러자 자기도 모르게 남시운을 쳐다보는 시간이 좀 길어졌다.
마침 남시운도 고개를 돌리고 소정안을 향해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소장안은 얼른 고개를 돌렸다.
남시운이 그녀에게 걸어왔다.
소정안은 잠시 흠칫하더니,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그녀의 발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시운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괜찮아?”
소정안은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괜찮아요. 방금 고마웠어요.”
남시운은 아무 말없이 잠시 소정안을 쳐다보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하천우랑 아는 사이야?”
약간 당황한 소정안의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남시운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방금 안 거예요.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남시운은 고개를 저었다. 비록 소정안의 표정 관리를 훌륭했지만, 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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