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학교에 데려다준 후, 남훈은 떠났다. 화성제일학원에 다니는 소정안은 반짝이는 골드 학교 명판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학교 가는 기분이 꽤 좋았다. 입학 절차를 마친 후, 소정안은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갔다. 교실로 들어가자마자 학생들이 소란을 피웠다. "이게 남씨 가문의 약혼녀라고? 너무 못생겼다, 남씨 가문의 도련님과 전혀 안 어울려?" "어머, 정말 촌스러워. 역시 시골에서 온 게 분명해." "시골 출신이라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우리 반에 배정됐지?" .... 많은 사람들이 뒷담화하고 있었다. 소정안은 자기가 이렇게 유명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가 소문을 냈는지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겠다. 이 남주현, 참 유치한 놈이야. 아무도 소정안과 함께 앉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구석에 혼자 앉았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소정은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문밖에서 몇몇 학생들에게 가로막혔다. 그들은 머리를 염색하고 짙은 화장을 했으며 어찌 봐도 사회불량녀 같았다. 안정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네가 바로 소정안 맞지? 내가 미리 말해주는데 얼른 남씨 가문 떠나고 이안시를 떠나라, 흉한 꼴 당하기 전에." 소정안은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이안시의 사람들은 정말로 그녀를 반기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도 역시 여기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었다. "추녀야, 정이 말 잘 알아들었어?" 소정안이 생각에서 깨여나 무심코 말했다. "응 들었어, 나 어디도 안 갈 거야. 여기 있을 거야." .... 이와 동시에, 책상 위에 엎드리고 잠자고 있던 1반의 남주현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앞에 앉은 여학생이 하는 말을 들었다. "5반 안정이 소정안을 막으러 갔다고 들었어, 오늘 그녀 망했어." "아마 호되게 맞을 거야...." 남주현은 위로 약간 보았다. 소문은 그가 퍼뜨린 것이었지만, 그는 소정안이 학교에서 힘들게 지내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사고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할아버지가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 남주현은 서둘러 교실을 떠났다. 화장실은 온통 엉망진창이었고, 소정안을 막던 네 명의 불량소녀들은 여지없어 얻어맞았다. 특히 안정은 난처하게 세면대에 얼굴이 짓눌렸다. "나는 협박받는 걸 가장 싫어해. 앞으로 나를 건드리지 마, 알았어?" "미안, 우리가 잘못했어." .... 소정안이 손을 톡톡 치며 떠나려고 할 때, 뒤에서 깜짝 놀란 남주현을 발견했다. "너..." 남주현은 안정이 산타를 배웠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네 명이 소정안을 막았는데 이렇게 된다니....그는 문뜩 이 소정안을 건들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산을 오르며 나무를 베어 단련된 거야. 그들은 너무 연약해." 남주현은 문득 깨달았다. 그랬었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소정안을 따라 화장실을 나섰다. "근데 너, 왜 여자 화장실에 온 거야?" 소정안은 의아한 눈빛으로 남주현을 바라보았다. 남주현은 갑자기 어색해졌다. "네가 관여할 바 아니야, 내 마음이니까."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교실로 재빨리 걸어갔다. 소정안은 말없이 교실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대장, 나 좀 살려줘!" "?" 이 신호는 좋은 징조가 아니다. "대장, 나의 원수 그 남씨 가문의 남주현, 오늘 밤 영창 경주로에서 도전장을 던졌어. 대장, 나 좀 도와줘." "시간 없어." 소정안은 탁자 위에 엎드려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대장, 남주현 이 재수 없는 놈이 설마 대장을 괴롭히지 않았어?" "대장, 제발 도와줘, 이 일이 끝나면 5,000만 원 줄게." 상대방이 너무 졸라대자, 소정안은 잠시 생각해 보니 남주현은 정말 짜증 나는 녀석이다. 5천만 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이 일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천천히 답장을 보냈다. "그래, 나는 화성제일학원에 있으니, 오후에 학교 끝나면 나를 데리러 와." 잠시 생각하고 나서 소정안은 일이 생겨서 오늘 좀 늦게 집으로 들어가니 마중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문자를 보냈다. 오후에 데리러 올 때 서로 연락하기 위해서 두 사람은 오늘 아침 카카오톡 계정을 주고받았다. 남훈이는 문자를 받자마자 묻지도 않고 바로 '알았어'라고만 답장했다. 어차피 소정안에 대하여 관심이 전혀 없다. .... 영창 경주로는 이안시에서 유명한 경주로이다, 이곳에 모인 대부분 사람은 부잣집이 자제분들이다. 수업이 끝난 후, 소정안은 람보르기니에 올라탔다.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남주현과 비슷한 나이였다. 하천우는 소정안을 바라보고 나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누구야? 차를 잘못 탄 거 아니야?" 소정안이 입꼬리를 올렸다. "나를 몰라보겠어?' 이 익숙한 소리에 하천우는 턱이 떨어질 뻔했다. "와 대박, 대장,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그의 대장은 분명히 달달하고 쿨한 미녀인데, 어떻게 이 꼴로 돼버린 것이지? 하천우는 완전히 알아보지 못했다. 소정안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나서 무심한 듯 말했다. "가자, 어디 가서 화장 지우고 밥 먹자." "알았어, 대장." 하천우는 말을 마치고 나서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