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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소정안은 대충 짐작이 갔다. 이 남자가 바로 남씨 가문의 큰 도련님 남시운일 것이다. 그녀가 입도 열기도 전에 남자가 말을 이었다. "이 방이 누구 방인지 제대로 봐." 그녀는 잠시 주저하고 희미한 달빛을 빌려 이곳이 자신의 방이 아님을 깨달았다. 어쩐지 그녀는 잠자리가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내가 방에 잘못 들어갔다니?! 소정안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어색해하며 말했다. "미안해요, 방에 잘못 들어왔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 "얼른 나가." 남자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정안은 부끄러워하며 방에서 나갔다. 다음 날, 소정안이 졸린 채로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남주현이 비웃으며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형, 그녀 진짜 못생겼지. 어젯밤에 그녀가 형 방에 들어갔다고 하인한테 들었어. 형, 너무 놀랐지?" 소정안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과연 어젯밤 그 사람은 남시운이었다. 남시운은 말이 없었다. 못생겼다고? 어젯밤에는 불을 켜지 않아서 소정안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대충 기억난다. 그녀는 잠옷을 입고 머리는 풀어져 있으며, 우윳빛 피부에는 흠집 하나 없었다. 말하던 중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는 소정안을 보았다. 옷은 갈아입었지만, 얼굴은 까무잡잡한 데다가 점까지 몇 개 있었다. 얼굴이 아프다, 너무 아프다. 남시운은 입을 오므렸다. 어젯밤에 아마 잘못 본 것 같다. 소정안은 남시운을 힐끗 살펴보았다. 그는 검은색 슈트를 멋지게 차려입었으며, 섬세하게 조각된 듯한 얼굴은 마치 신의 손길이 닿은 것처럼 완벽했다.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사람을 두려워하게 한다. 그는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 화사 나간다." 말을 끝내고 남시운은 소정안을 쳐다보지도 않고 떠났다. 남주현은 소정안을 힐끗 쳐다보며 조롱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우리 4명에게 관심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군. 타깃은 큰형이구나! 소정안, 네 속이 이렇게 깊을 줄이야!" 소정안은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그녀는 단지 방에 잘못 들어갔을 뿐인데, 이런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다니?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으며,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 밥을 먹었다. 소정안에게 무시당한 남주현은 너무 화가 났다. 그는 다가와서 말했다. "소정안, 내가 미리 말해주는데 큰형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관심 끊어, 아예 꿈도 꾸지 마." "네." "아예 나를 좋아하라! 기분이 좋으면 남씨 가문에 며칠 더 있게 해줄 수도 있어?" 소정안은 남주현을 슬쩍 쳐다보았다. 얼굴에는 혐오감이 가득 쓰여 있다. "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남주현은 남씨 가문의 막내로, 현재 18세이며, 소정안은 벌써 19세이다. 그녀의 말을 듣자 남주현은 순식간에 노발대발했다. "네가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미리 경고하지만, 누구를 좋아해도 되지만 나만은 좋아하지 말아라. 만약 나를 약혼자로 선택한다면, 나는 죽어버릴 거야."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둘째 남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아침밥을 먹고 있는 소정안을 한 번 쳐다보았다. 분명 시골에서 올라왔는데, 그녀의 행동거지는 우아하고 공주님 같은 느낌을 준다. 혹시 그의 착각일까? 여기 오기 전에 남씨 어르신께서 소정안이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 두셨다. 현재 그녀는 18세이며 고등학교 3학년이며, 남주현과 똑같다. "못난이, 학교 가서 나 안다고 말하지 마!" 소정안은 남주현을 경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침밥을 다 먹은 후, 그녀는 남훈의 차에 올랐다. 남훈은 남시운처럼 말이 없다. 소정안은 참지 못해 물었다. "저하고 남주현은 같은 학교인데, 왜 기사님더러 학교에 같이 데려다 주라고 시키지 않으세요?" 왜 남훈이가 그녀를 데려다주는 거지? 남훈도 어쩔 수 없었다. "할아버지께서 우리가 너랑 친해질 수 있도록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우리 다섯이 번갈아 가며 너를 학교까지 데려다주라고 시켰어. 주말에도 번갈아 가며 놀아주라고 요구하셨지. 오늘 아침에는 원래 큰형이 데려다 줄 차례였는데, 아침 회의가 있어서 내가 대신하게 되었어." 그들은 이 제안을 일절 거부했다. 누가 한가해서 이 시골뜨기와 주말까지 보내겠어? 하지만 할아버지의 제안이니 아무도 거절할 수 없었다. 듣고 나니 소정안은 그 다섯 남자가 자기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지 알게 되었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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