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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설은빈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마지막 구절은 읽은 후, 소정안은 설은빈을 힐끔 보며 물었다. “이젠 됐지?” 설은빈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소정안은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반 친구들은 전학생이 비록 외모는 별로지만 적어도 수학 성적과 영어 발음은 넘사벽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발음은 과 대표인 설은빈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소정안은 이런 작은 해프닝으로 그녀에 대한 모든 인상이 바뀔 거라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채 자리로 돌아가 다시 펜을 들고 수학 문제집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대회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에 그녀는 시간을 아껴 더 많은 문제를 풀며 문제 풀이 전략에 박차를 가해야 했다. 남주현은 지각과 조퇴가 일상이라 오늘도 예외 없이 한참이나 지각했기에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분위기는 뭔가 이상하다. 휴식 시간이 되자 웬일인지 워낙 소정안에게 관심도 없던 반 친구들은 하나둘 몰려와 소정안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소정안도 그들과 잘 어울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남주현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소정안 언제부터 인기가 이렇게 좋아진 거지? “정안아, 앞으론 성 빼고 불러도 되지?” 소정안이 문제를 풀고 있는데 갑자기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작은 체구의 여학생이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친절한 말투에 소정안도 똑같이 친절하게 대답했다. “그럼.” 소정안의 긍정적인 대답에 상대 여학생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반가워, 정안아. 난 유아야. 너랑 친구가 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소정안은 자기를 향해 손을 내민 유아를 보며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친구라는 말은 잠시 화려한 외모를 잃은 그녀에게는 사치스러운 단어였다. 짧은 침묵을 끝으로, 소정안은 손을 내밀어 그녀와 손을 맞잡았다. “그래, 난 소정안이야.” 유아는 소정안의 반응에 잔뜩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그녀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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