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그래요. 다시 상의해 볼 테니 나중에 다시 답장 드릴게요.”
하천우의 여지 있는 말에 상대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 그러면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하천우는 어떻게 이 일을 소정안에게 말할지 고민했지만 요즘 소정안이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해야 하니 대회가 끝난 후 다시 얘기하기로 결심했다.
...
소정안은 상대가 이렇게 집요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녀는 지금 모든 신경을 올림피아드에 쏟아부었고 거의 매일 쉬는 시간도 없이 문제 풀이에 집중하고 있었다. 심지어 영어 시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결국 영어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소정안, Translate this sentence.”
영어 선생님이 갑자기 소정안의 이름을 불렀고 소정안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순간 모든 학생의 시선은 그녀에게로 향했고 영어과 대표인 설은빈은 참지 못하고 한소리를 했다.
“선생님, 쟤 시골에서 와서 영어 모를 거예요. 그러니 그냥 한국어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말에 모두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영어 선생님은 화가 난 표정으로 소정안을 노려보며 말했다.
“기초가 딸리면 딴짓하지 말아야지. 곧 월말고사인데 너 때문에 반급 평균 성적 떨어뜨릴 일 있어?”
소정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칠판에 적힌 내용을 스쳐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상이 흐려지면, 결백은 죄가 된다.”
소정안의 여유로운 대답에 영어 선생님을 포함한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영어 선생님은 교과서 범위를 떠난 이 문장을 학생들의 기세를 꺾기 위해 일부러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평범해 보이는 소정안이 이를 정확히 번역해 내다니.
“선생님, 제가 번역한 게 맞나요?”
소정안은 태연하게 물었고 영어 선생님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당혹감을 감추었다.
“완벽해. 소정안 학생. 자리에 앉도록.”
영어 선생님의 태도는 아까와 완전히 달라졌다.
교실의 모든 학생도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시골뜨기가 영어를 할 줄 알다니?
옆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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