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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나... 나는 그런 거 아니야.” 나는 급히 시선을 돌리며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너 헛소리 하지 마.” “내가 헛소리 하는 게 아니야.” 노유진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은아야, 난 너를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고 생각해. 네가 마음속으로 뭘 생각하는지 기본적으로 나한테 숨길 수 없다고. 네 마음속의 작은 비밀은 내가 이미 다 꿰뚫어 봤다 이 말이야..” “뭐... 뭐라고?” 나는 손을 들어 목 뒤를 살짝 만졌다. 노유진은 내 귀에 가까이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주현수 좋아하지?” “나...” 나는 본능적으로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대로 말문이 막혀버렸다. “나한테 반박할 필요 없어.” 노유진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은아야. 이건 사실이야.” “나...” 내 비밀이 노유진에게 들켜버린 바람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 “유진아, 주현수는 내 오빠야. 나...” “친오빠야?” 노유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됐네.” “나... 나는 그냥...” 생각이 뒤엉키는 바람에 나는 말을 더듬었다. “너 주현수를 좋아하는 것 같아. 은아야, 너와 주현수는 친남매가 아니잖아. 너 자신에게 그렇게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세우지 마. 알겠어?” 나는 그대로 얼어붙어 어쩔 줄 몰랐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마침내 고개를 돌려 노유진을 바라보았다. “주현수가 알게 되면 나한테 실망하겠지.” 주현수는 우리 엄마 때문에 내가 그에게 감정을 가지는 걸 싫어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왜?” 노유진은 듣자마자 불쾌해져 말했다. “주현수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회사의 대표씩이나 되는 사람이 누군가의 호감을 받을 자신도 없어?” 나는 노유진이 문제를 직시하는 독특한 시각에 웃음이 나왔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진정한 친구만이 내가 누구에게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상대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비록 그 사람이 주현수일지라도 말이다. “서은아 씨?” 순간 나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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