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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장

한편, 나는 육서준의 자초지종을 듣고 대답했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도 있네요!” 육서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와중에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아직은 이름도 제대로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이름이 뭐예요?” “서은아요! 근데 어쩜 그렇게 날쌜 수가 있어요? 솜씨가 보통이 아니던데요?” 육서준은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어릴 때 태권도 좀 했었어요. 대회에 나가 우승도 했었고요.” 나는 육서준의 대답에 의아했다.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면 육희연과 육남준에게 그저 괴롭힘이나 당하는 연약한 사람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육서준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귀신같이 대답했다. “그래도 그 둘은 육씨 가문의 주요 인물들이니 내가 손대기도 어렵죠. 그렇게 되면 저희 아버지께서 많이 안 좋아하실거구요. 그래서 가만히 당해준 거뿐이에요.” 나는 담담히 안 좋은 순간들을 읊어내는 육서준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서은아!” 마침 주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찾는 거 같네요. 혹시 아까 데려다줬던 분인가요?” “네. 오늘 여기로 이사 왔거든요. 저희 오빠가 데려다준 거예요.” “오빠예요?” 육서준은 조금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얼른 들어가 봐요. 저도 이만 가볼게요. 오빠분 기다리시겠어요.” 나는 육서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육서준은 싱긋 미소를 띠고는 차에 올라탔다. 육서준의 차는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주현수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나 여기 있어요!” 나는 아무 일도 당하지 않음에 안도하며 조금 울컥했다. 죽다 살아났다는 기분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았다. 주현수는 나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다시금 나를 찾았다. 마침내 나를 발견하고는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리고는 나를 와락 껴안았다. 주현수의 품은 너무도 따뜻했다. 가쁜 숨소리 역시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 괜찮아요.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주현수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놀랐잖아.” 나는 주현수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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