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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그의 숨결이 내 머리 위에서 규칙적으로 떨어졌다. 따뜻한 기운이 두피를 스치는 느낌에 온몸이 저릿해졌다. “이 보고서는 1분기와 2분기가 연결되어 있잖아. 1분기랑 2분기를 나눠서 정리해. 그게 훨씬 빨라.” 주현수가 화면을 확인한 후 몸을 일으켰다. “아, 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이 뜨거워졌다. “근데 1분기랑 2분기 둘 다 정리해야 하지 않나요?” “멍청하긴.” 주현수가 냉정하게 말했다. “1분기랑 2분기 주력 사업이 달라. 그걸 섞어서 정리하면 뭐가 뭔지 보이지도 않아.” 나는 그제야 깨달았고 바로 그의 말대로 수정 작업을 시작했다. 30분 후, 나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드디어 끝났다! 역시 대표님은 대표님이네요. 한눈에 문제를 딱 잡아내시다니.” 컴퓨터를 끄고 불을 끄려고 일어났을 때, 주현수도 사무실에서 코트를 들고나왔다. “대표님, 퇴근하시는 건가요?” 나는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그런데 내 말을 들은 주현수가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 우리 둘밖에 없는데 아직도 그렇게 딱딱하게 부를 거야?” 그의 실망 어린 눈빛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찡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어... 그럼... 현수 오빠, 같이 가요?” 주현수는 기뻐하는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까의 불만은 사라진 듯 보였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섰다. “가자. 데려다줄게.” “아, 네.” 나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의 말을 깨닫고는 당황한 기색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어떻게 대표님이 차를 얻어 타요.” “내가 이 회사 대표야.”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날 똑바로 바라봤다. “너 혼자 야근까지 하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있는데 네 안전을 책임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한테 책임을 묻지 않겠어?” 그는 비싼 코트를 팔에 걸치고 앞장섰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코트를 받아 들고 뒤따랐다. “곧 졸업인데 집은 구했어?” 그가 조용히 물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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