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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두고 봐.” 강주호는 위협하듯 한마디를 내뱉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나는 재우 그룹에 보낼 이력서와 입사 자료를 정리하느라 그의 말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학교 측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주현수가 보낸 연락일 거로 생각하며 급히 학생처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은 강주호였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저를 몰아세운 건 바로 서은아예요.” 강주호는 허지웅 옆에 서서 억울한 표정을 짓고 나를 가리켰다. “삼촌, 바로 저 사람이 제게 너무 심한 말을 해서 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거예요.” 허지웅의 얼굴이 즉시 굳어졌다. 나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강주호... 이런 자리에서 총장님을 삼촌이라 부르다니... 정말 눈치도 없구나.’ 허지웅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서은아 학생... 무슨 일인지 다시 해명해 보세요.” 조대현이 기다렸다는 듯 나서며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해명할 게 뭐 있습니까? 증거는 차고 넘칩니다. 어제도 오늘까지 해결책을 가져오라 했는데 준비된 게 있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강주호가 저를 모함하고 있는 겁니다. 강주호의 말만 듣고 판단하는 건 옳지 않아요.” 조대현은 비웃으며 몰아붙였다. “강주호가 서은아 학생을 모함했다면 그 증거를 가져와야죠.” 그는 강씨 가문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나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분히 말했다. “주장하는 사람이 증거를 제시하는 겁니다. 강주호가 제가 심한 말을 했다고 주장했으니, 그걸 입증하는 건 강주호의 몫이에요. 제가 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강주호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이 증거 아닙니까?” 그의 눈빛에는 복수심과 음흉함이 가득했다. 게다가 강주호 뒤에는 허지웅과 조대현이 서 있었지만 나는 혼자였다. 그 순간 내 처지가 얼마나 고립되었는지 깨달았다. “그 영상은 악의적으로 편집된 겁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간신히 가다듬었다. “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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