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강진우는 침을 삼키고 물었다. "그럼 왜 너희가 만났다는 걸 인정한 거야?" 고인아가 답했다. "그건 걔가 멋대로 추측해서, 네가 나한테 관계 맺고 싶어 하는데, 나는 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생각해서, 내가 널 거절할 때 자기를 방패로 삼았다고 생각해서 그냥 인정한 거야, 네가 놓은 덫인 줄도 모르고 말이야." 강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평생 처음 오해했었다. 그것도 이렇게 큰 오해를 말이다. 드디어 오해가 풀리자 강진우의 기분은 먹구름이 물러가고 햇빛이 창창해졌다. 고인아도 오해일 줄 생각도 못 했기에 화를 내며 바로 강진우를 때렸다. "나한테 말도 안 하고 혼자 착각하더니, 거 봐, 오해했잖아, 너무 짜증 나." 강진우는 와이프한테 맞고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사무실 테이블로 가서 휴대폰을 들어 학교에 전화했다. "여보세요, 강진우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교장이 공손하게 인사했다.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 "고인아가 전공 바꾸는 걸 원래대로 처리하세요, 경영대학원 2학년 3반으로 가게 하세요." 강진우가 지시를 내렸다. 고인아는 순식간에 변한 남자를 보며 의외라는 듯 눈을 깜빡였다. 교장이 또 물었다. "대표님, 도련님이 반급을 바꾸겠다고 난리 치면 어떡해요?" 강진우가 말했다. "걔는 그대로 하세요, 아무 데도 못 가요, 3반에서 계속 숙모 모시라고 하세요." 고인아는 어리둥절했다. 교장이 실례를 무릅쓰고 물었다. "숙모가..." "내 와이프, 고인아입니다."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 교장은 사무실에서 턱이 빠질 정도로 놀라 했고 고인아도 강진우 옆에서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 너 왜 나랑 네 사이 인정한 거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랑 강신이 감정이 있다고 의심하지 않았어?" 강진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사과할게, 널 오해한 건 내가 잘못했어." 고인아는 강진우의 사과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다. 그녀는 오직 강진우의 태도가 좋아서 더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래도 교장한테 우리가 부부라는 걸 말하면 안 되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