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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장

베란다 위에는 모형 벚꽃나무와 식물들이 있었고, 벚꽃 나무 아래에는 손님들이 조용히 연주할 수 있는 작은 무대가 있었다. 아래층은 방음 효과가 좋지 못해 조금 시끄러웠다. 음악을 꺼도 옆방의 시끄러운 소리는 그래도 전해졌다. 그래서 학생들은 두 여신이 2층의 베란다에서 공연하는 것을 제안했다. 위층으로 올라 온 양희수는 악보를 고연화에게 건네며 환하고 친근하게 웃었다. “연화야, 자! 이건 내 자작곡 악보야. 너라면 분명 연주할 수 있을 거야!” 악보를 받아 든 고연화는 자세히 살펴봤다. 곡은 확실히 괜찮았지만 간단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은 아니었다. 기본 실력이 없으면 제대로 치기 힘든 곡이었다… 악보를 보며 골머리를 앓는 듯한 고연화를 보자 우쭐해하며 은근한 미소를 짓던 양희수가 걱정하는 체하며 물었다. “연화야, 왜 그래? 무슨 문제 있어? 혹시 악보가 너한테는 어려운 거야?” 고개를 들어 양희수를 본 고연화는 다시 고개를 숙여 악보를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어렵긴 한데, 한 번 해볼게. 최대한 연주해 볼게.” 양희수는 겉으로 웃었지만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다. 고연화의 그 취미 수준의 실력으로 최대한 연주해 보겠다니? 정말 주제를 몰랐다! 그 악보는 그녀가 1년 동안 연구하며 일생동안 배운 모든 스킬을 녹여낸 작품으로 그녀마저도 아직 제대로 연주를 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프로가 아닌 고연화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녀는 고연화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는 걸 보고 싶었다! 고연화는 엘리트라는 이름으로 4년 내내 그녀를 내리눌렀는데 대학 졸업의 마지막 날에 반드시 고연화가 이미지뿐이라는 인상을 친구들에게 남겨주어 제대로 판을 뒤집을 생각이었다! 그녀는 모든 학생들에게 고연화의 엘리트 이미지는 그저 빈 껍데기일 뿐, 재능이든 매력이든 다 이 양희수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10분 뒤, 양희수는 고연화를 데리고 베란다의 작은 무대로 올라가 공연 준비를 시작했다. 고연화도 편한 자리를 찾아 앉은 뒤, 악보를 펼치고 반주할 준비를 마쳤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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