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주스 빨대를 문 고연화는 간간히 한 입 마시며 양희수를 쳐다봤다.
“네가 작곡한 곡인데, 왜 네가 연주하지 않고?”
가련해 보이는 양희수가 꽃처럼 환하게 미소 지었다.
“나 혼자 연주하고 부르는 것도 할 수 있지. 근데 그러면 너무 심심하잖아. 친구들도 내가 노래 부르면서 춤 추는 게 보고 싶대!”
그렇게 말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변 친구들을 쳐다봤다.
“다들 그렇지?”
주변에 있던 남자들은 예쁜 여자가 춤추면서 노래를 부른다니 좋기만 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맞아! 우리 양 여신님 춤추는 건 아직 못 봤단 말이야!”
“소문에는 전에 발레를 했었다던데, 분명 엄청 예쁠 거야!”
“이번 졸업 모임이 끝나면 다시 만나기 힘들 텐데, 희수가 우리의 대학 4년 생활을 위한 마무리로 노래 불러준다면 정말 완벽하겠네!”
“맞아, 맞아! 나도 희수 춤 엄청 기대돼!”
예상대로 남학생들의 아첨을 받은 양희수는 다시 배시시 웃으며 고연화를 쳐다봤다.
“봐, 연화야. 친구들이 이렇게 열정적인데, 우리 같이 한 곡 부를까?”
고연화는 무료하게 주스를 마셨다.
“쟤들이 보고 싶은 건 네 춤이지, 내 연주가 아니잖아. 왜 굳이 내가 네 반주를 해줘야 해?”
거절을 당하자 양희수는 곧장 서러운 얼굴을 했다.
“음… 연화야, 날 도와주기 싫은 거야? 오늘 이렇게 사람이 많은 모임에서 한 턱 쏘기도 하길래 내 반주 같은 사소한 일에 이렇게 쪼잔하게 굴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그녀의 말은, 반주를 해주지 않으면 쪼잔하다는 말이 아니던가?
고연화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양희수, 내 기억이 맞다면 넌 음대생이잖아. 오늘 모임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 너희 음대생들도 적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중에 기타 칠 줄 아는 사람 찾는 거 쉽지 않아? 왜 굳이 나야? 우리 둘 딱히 안 친하잖아.”
양희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아… 그게…”
그때, 화려한 차림의 여자가 앞쪽으로 다가오더니 한마디씩 거들었다.
“너희 둘은 우리 서울대 여신이잖아! 두 여신이 같이 무대 서면 분명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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