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탁지헌은 갑자기 몸을 숙이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하지만 연화 씨가 마음에 든다면 드릴 수는 있어요. 선물로요.”
고연화는 입꼬리를 늘어뜨렸다. 그 말을 믿지 않는 눈빛이었다. 그렇게 그대로 그의 농담을 무시했다.
어떻게 탁지훈더러 자신에게 그림들을 팔게 할지 고민에 잠겨있던 고연화는 갑자기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불길한 감각에 휩싸였다.
고연화는 미간을 찌푸렸다.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왜 그래요?”
탁지훈은 이상함을 감지하고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
고연화의 이마에는 벌써 식은땀들이 맺혔고 입술도 핏기를 잃었다.
“그냥… 갑자기 몸이 안 좋아서…”
탁지헌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갤러리에 에어컨 바람이 좀 센 것 같은데. 찬 바람을 많이 쐬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 마도요.”
고연화는 입술을 깨물었다. 몸은 이미 살짝씩 떨리고 있었다.
탁지헌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의 몸에 걸쳐주었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먼저 휴게실로 가서 쉬어요. 그쪽엔 에어컨을 켜놓지 않아서 좀 따뜻할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고연화는 다리에 힘이 풀려 할 수 없이 탁지헌의 부축을 받으며 그를 따라갔다.
강찬양은 구석에 숨어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전부 찍어주었다.
“대낮부터 남녀 둘이 아무도 없는 휴게실로 간다고? 이걸 보고도 어떻게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 나와?”
강찬양은 고연화의 약점을 잡자마자 바로 갤러리의 위치를 허윤진에게 보냈다.
…
휴게실 안.
고연화의 얼굴은 핏기를 점점 잃어갔다.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고 몸은 떨려서 이까지 부딪혔다.
탁지헌은 뜨거운 물을 받아 그녀에게 건넸다.
“좀 괜찮아요? 같이 병원 갈까요?”
고연화는 자신의 배를 끌어안은 채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여기서 잠깐 쉬면 돼요. 전 신경 쓰지 말고 나가셔서 친우분들과 얘기 나누세요.”
탁지헌은 휴게실을 나가지 않고 그녀의 옆에 가서 앉았다. 그는 여전히 걱정 가득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봤다.
“병원에 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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