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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그녀는 류예화 모녀가 엄마의 그림을 망가뜨린다는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첫째, 류예화 모녀는 화가 청하가 그녀의 엄마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고백천도 이 일에 관해선 입을 굳게 닫고 있었고 말이다. 둘째, 만에 하나 그들이 알게 된다고 해도 엄마의 그림에 손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비록 그들은 엄마의 존재를 싫어했지만 돈이라면 눈이 돌아갈 정도로 좋아했다. 100억짜리 그림인데 애지중지 아껴도 모자랄 판이었다. … 고연화는 고 씨 저택에서 나와 홀로 부근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허 씨 저택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검은 메르세데스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아저씨의 차였다. 젠장, 왜 또 밖에서 아저씨를 마주친 거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원수인가? 정시후는 조수석에서 내려서 그녀를 위해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공손하게 말했다. “고연화 씨, 타시죠. 대표님께서 모셔 오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고연화는 차 안에 허태윤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이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닌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리다가 정시후에게 물었다. “아저씨가 어떻게 제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안 거예요? 혹시 사람 붙였어요?” 설마 그녀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정시후는 정색하며 답했다. “고연화 씨가 어제 전화를 받으실 때 오늘 돌아가신다고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께선 저더러 부근에 와서 고연화 씨를 기다리라고 하셨고요.” “아! 그러네요.” 고연화는 자신에게 선택할 여지가 없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순순히 차에 올랐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 정시후는 다시 조수석 자리에 앉았다. 그는 얼굴을 돌려 대답했다. “대표님께선 고연화 씨와 함께 식사를 할 계획이십니다. 그리고 함께 댁으로 돌아가실 거고요.” 고연화는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이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죠? 아저씨 오늘 뭐 잘못 드셨나요? 저한테 밥을 사준다고요?” 정시후는 난감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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