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4장
더는 그들에게 애걸복걸하지 않는 지금에 와서도 지난 일들에 대한 원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언제든 서유라는 가엾은 척하던 가해자였다.
오늘에야 수연은 그 가면을 벗겨내고 그 시절 자신의 떳떳함을 증명해 냈다, 비록 한참이나 늦었지만.
“번거롭긴, 내가 언제 그런 생각을 했다고!”
수연의 머리에 턱을 괸 준영이 한숨을 내뱉었다.
“난 네가 숨기지 않았으면 했을 뿐이야, 오늘 일 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건 뭐든.
혼자 척척 잘하는 거 아는데 이젠 혼자가 아니잖아, 가끔은 나한테도 의지해 줘 응?
난 네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고 싶어.”
그의 말이 서수연의 마음을 적셨다.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었던 적이 없다 여긴 그녀를 굳건하게 선택해 준 사람이라서.
눈가가 촉촉해나며 코를 훌쩍이는 소리에 준영이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왜 그래? 갑자기 왜 울어? 내가 한 말 때문에 기분 나빴어?”
수연이 고개를 저으며 그의 포근한 손바닥에 볼을 기댔다.
“그게 아니라 기뻐서, 준영 씨 만난 게 참 다행이다 싶어서 그래.”
준영도 입매를 당겨 웃었다.
“널 만난 건 나한테도 행운이야.”
엉켜 든 시선 속, 환하게 웃는 둘이다.
계약서 한 장으로 시작된 만남일지라도 결국 이건 하늘의 뜻이 아닌가?
남자의 품에 안겨 얘기를 나누던 서수연은 스태프의 노크 소리에 그제야 자세를 고쳐앉았다.
“수연 씨, 감독님이 마지막 신 하나가 남았다네요. 이것만 끝나면 이젠 끝이래요.”
그 말을 듣는 수연의 귓불이 따갑다.
촬영 끝내고 강준영과 편히 데이트하라는 감독님의 뜻을 알 것 같아서다.
“네, 얼른 준비하고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스태프의 발소리가 멀어지니 그제야 서수연이 강준영을 뒤돌아봤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여기서 기다릴래 아니면 회사 갈래?”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 오늘은 본가 가자, 할머니가 너 보고 싶은데 언제 오냐고 날마다 물어보셔.”
그 말에 수연의 입가엔 담백한 미소가 걸렸다.
그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화해한 둘은 더는 숙소가 아닌 다른 거처에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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