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3장
하긴, 강준영은 지금의 피로가 다 서수연 제 탓이라 여길 테지.
굳이 연기가 아니더라도 훨씬 더 쉬운 일은 많을 테니까.
다만 현실은 그의 예상과 다르다.
이 남자만 아니었으면 과연 서수연이 어젯밤 잠까지 설쳤겠냐는 말이다.
모든 일의 도화선인 사람이 저를 나무란다?
육체적 피로를 넘어 정신적 피로마저 켜켜이 쌓인다.
채무관계로 얽혀 자유를 얽매인 게 아니라면 적어도 그에 대한 진심만큼은 떳떳하게 내비칠 수 있을 텐데, 눈치만 보는 지금처럼이 아니라.
“그게 진심인 거야? 내 문제라고 여기는 거지.
그런 거라면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
강 사장님, 나 같은 일개 배우한테 아까운 시간 할애할 거 없잖아.
더는 얼굴 붉히기 싫어 나도.”
서수연이 소파에 걸친 목발을 들어 한쪽으로 다가갔다.
메이크업부터 지우고 돌아가 잠이라도 푹 자고픈 생각이다.
멀쩡한 사람을 곁에 두고도 목발을 고집하는 서수연이 강준영은 영 달갑지 않다.
“굳이 목발을 왜 써? 나한테 도와달라고 할 줄은 몰라?”
다소 놀랍다는 듯 서수연이 고개를 뒤틀었다.
“목발 있으면 알아서 잘 걷는데 왜 도와달라고 해야 돼?
강 사장님, 지금 나랑 장난해?
집에서 떠나기 전에 내가 물었잖아, 그땐 내내 곁에 있어주지 못한다더니 왜 지금은 내가 의지하길 바래?
난 사람이지, 당신한테 빌붙어 살아가는 기생충이 아니야!”
대단히 웃긴 농담이라도 들은 것마냥 여자의 말엔 날이 서있었다.
강준영이 드물게도 서수연의 시선을 피했다, 왜인지 갑자기 눈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그 말이 아니잖아. 적어도 지금은 내가 있으니까 도와줄 수 있다고.”
이번에도 서수연의 말투는 건조했다.
“그럴 필요 없어, 언젠가 내 곁에서 떠날 사람인데.
난 혼자가 익숙해.”
뭐든 스스로의 힘으로 해나가는 건 어려서부터 생긴 습관이었다.
어쩌면 가정 환경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에 영원히 기댈 만한 사람이 없다는 건, 부모님이 진즉 알려준 답이기도 했다.
그걸 굳이 낯선 남자를 통해 다시 한번 검증할 필요가 있을까?
분명 몇 살 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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