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1장
되는대로 붓기 빼주는 스프레이 처방이나 떼달라고 했더니, 멍청한 양반이 공돈을 싫어하네?
의사는 화를 내긴 커녕 유가영의 시선을 회피하며 꿋꿋이 말을 이어갔다.
“멀쩡하면 병원 오지 마세요. 돈은 냈어도 의료 자원 낭비한 건 변함없지 않습니까?
유가영 씨, 이젠 선생님과 가보셔도 좋습니다.”
눈꺼풀을 늘어뜨리고 있어 속내를 알 순 없었지만 유가영은 여전히 강준영이 뿜어내는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빠, 헛소리하는 거 듣지 마. 내가 분명 다리 아프다고 했는데 별 문제 없다잖아, 돌팔이야 그냥......
우리 다른 병원 가보면 안돼?”
강준영의 옷깃을 잡고 애교를 부리려던 유가영을 남자가 매몰차게 피해버렸다.
“멀쩡하면 여기서 선생님 시간 낭비하지 말고 가! 진료 필요한 환자가 얼마나 많은데!”
말을 끝내기 무섭게, 그는 유가영의 표정 따위 괘념치도 않은 채 서수연을 안고 진료실을 나갔다.
서수연을 꽈악 안은 그는 여자의 나지막한 신음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손에서 힘을 뺐다.
“미안, 나도 모르게 힘을 줬네.”
품에 안긴 서수연이 고개를 저었다.
“화났어?”
“화 안 나게 생겼어?”
유가영에게 놀아난 게 화난다는 말이었다.
예민하고 질투심 많고 계산적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분명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친 척 걱정까지 시키다니.
그럼에도 유독 재수 없는 건 서수연, 어쩔 수 없이 숲으로 들어갔다 결국 발목까지 접지르지 않았던가.
그런 줄도 모르고 막말까지 내뱉은 저 때문에 미안함과 후회가 몰려와 저도 모르게 품에 안긴 서수연을 더 꽉 끌어안았다.
“유가영 씨가 잘못한 일인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담담한 말투와 달리 서수연은 토끼마냥 두 귀를 쫑긋 세웠다.
제 발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유가영을 대체 강준영은 어떻게 벌할까.
어떤 대답을 할지 몰라 그는 외려 망설였다.
성인이 된 독립적인 개체를 그가 어찌할 수 있을까.
직속 상사도, 윗어른도 아닌데.
“잘못한 건 맞는데, 그 벌은 절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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