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6장
유가영의 얼굴에선 예의 바른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그게 대수인가요, 준영 오빠가 그동안 얼마나 챙겨줬는데 제가 두 분 곁에 있어드리는 것도 당연하죠! 오빠는 얼른 가서 일봐.”
그동안의 보살핌이 할머니는 썩 달갑지 않다.
은인의 동생을 챙겨주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런 식이어선 안 된단 말이다.
유가영의 언니와 강준영이 복잡하게 얽힌 사이라 해도 그들은 줄곧 은혜에만 보답하면 된다 여겼다.
그럼에도 해마다 미국으로 건너가는 손자 놈을 막을 길 없어 종내 포기했던 것.
유가영이 품지 말아야 할 마음이라도 품으면 준영이는 어떡하지?
그거야말로 그들이 진정으로 걱정하는 문제다.
힘겹게 서수연과 결실을 맺고 둘 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찰나에, 유가영이 갑자기 돌아왔다.
당최 그 속내를 모르겠지만 저도 모르게 경계심이 생기는 건 확실했다.
그날 밤, 강준영은 유가영을 1층 객실에 들여보낸 뒤에야 집을 떠났다.
아무도 없어지니 유가영은 한숨을 내뱉으며 침대에 털썩 엎어진다.
방금 강준영과 서수연의 방이 2층에 있다는 걸 알아챘다.
연세가 있어 위로 올라가는 걸 힘들어 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무례한 부탁을 할 수 없어 넘겼지만 급해할 것도 없었다.
이젠 여기 들어오기까지 한 마당에 모든 건 시간 문제니까.
서수연 그 여자보다 꿀릴 건 없다 생각한다, 그러니 할머니도 언젠간 받아주시겠지.
병실로 돌아갔을 때에도 서수연은 이불로 몸을 꽁꽁 감싸고 잔뜩 웅크린 채 누워있었다.
조심스레 이불을 들어내니 잠결에도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게 보였다.
손을 뻗으려 할 때, 마침 혜진이 들어왔다.
강준영을 보고 안심했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강준영에게 한마디 했다.
“가능하시면 사모님 심리 상태에 많이 신경 써주세요.
그리 낙관적인 상태는 아니시거든요.”
그 말에 바짝 긴장한 강준영이 혜진을 끌고 조용한 곳으로 와 자세히 물었다.
“방금 그게 무슨 말입니까?”
혜진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선생님은 그 뜻을 아실 거라 믿습니다.
보셨잖아요, 주무실 때도 웅크리고 계신 거.
이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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