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5장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늦은 밤에 민폐 끼쳐서 죄송합니다. 막 비행기에 내렸는데 국내엔 친척이나 친구도 없어서 결국 오빠한테 손 내밀었어요......”
“너 유씨 집안 작은 딸이지?”
분명 질문이었지만 할머니의 말투는 확신에 차있었다.
유가영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서야 할머니는 예의상 웃음을 지었다.
“유가영이구나, 외국에서 요양하는 거 아니었어? 갑자기 여긴 왜 왔니?’
“이젠 거의 다 나았고 여기가 그립기도 해서요......두 분께 방해만 안 됐으면 좋겠는데요.”
그들도 잘 안다.
그해, 유가영의 언니는 강준영을 구하려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다는 걸.
그 부분은 할머니 역시 늘 미안함을 가지고 살고 있다.
“손님으로 온다면야 당연히 환영이지.
낮에 왔으면 나랑 할아버지가 잘 대접했을 텐데 지금은 어려울 거 같구나, 준영이는 수연이한테 가봐야 하고.”
유가영이 샐긋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할머니도 참, 저희 알고 지낸지 얼만데 그렇게 예의를 갖추세요!
오빠, 얼른 가봐 이젠, 난 정리하고 쉴게.”
할머니는 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유가영을 보곤 강준영을 흘깃 건너봤다.
하필 이 여자를 데리고 온 손자가 원망스러운 모양이다.
널리고 널린 게 집인데 왜 하필 본가란 말인가?
수연이가 보면 분명 오해할 만한 사안인데.
“준영이 일 있어도 너 다른 데로 데려다 줄 시간은 있어. 이젠 잘 나가는 사업가라서 집도 몇 채씩 있는데 마음에 드는 거 골라.
혼자 편히 지낼 수 있을 거다.”
할머니는 유가영더러 거절할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강준영이 그래도 여기서 지내게 하자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할머니가 또 한번 눈을 부라렸다.
“늦었는데 오빠한테 신세 지기도 그래요, 며칠만 두 분이랑 같이 지내면 안 될까요?
두 분 연세도 있으신데 오빠도 제가 곁에 있어드리는 게 훨씬 마음이 놓일거예요.”
“그럼 저도 마음 놓고 수연이 챙길 수 있잖아요.
수연이 그 일 있은 뒤로 두 분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데, 가영이가 있으면 푹 쉬실 수 있을 거예요.”
아무도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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