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4장
뒤처리를 하려던 이 밤에 정체가 탄로날 줄은 강이정도 예상치 못했다.
모든 게 완벽했는데, 이참에 원규민도 처리할 수 있었는데.
두 손이 묶여 원규민과 한 방에 내쳐지고도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 줄 알았지?”
조소하듯 입꼬리를 씰룩거리는 원규민을 강이정이 검으락푸르락하는 얼굴로 쏘아봤다.
“너지? 네가 나 폭로한 거지? 이 미친놈아!”
이제야 비로소 원규민이 눈에 들어왔다.
직전까지 강준영을 꼬시려 한 그녀에게 이런 평범한 남자가 눈에 띌 리 없잖은가.
원규민은 강준영 앞에서 쑥스러운 듯 볼을 붉히는 강이정의 모습을 보고서야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짓는 여자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됐다.
애석하게도 그는 단 한 번도 겪은 적 없다.
더군다나 먼저 입을 열지 않았더라면 이 여자는 제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을지도.
이런 짝사랑에 자아를 상실하고 제 미래마저 바치려 했다니.
“내가 말한 거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데? 넌 누구보다 잘 알잖아?”
역시 강이정을 제일 잘 아는 사람 다웠다.
그가 답을 내놓기도 전에 강이정은 그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음을 직감했다.
그렇다 한들 또 무슨 소용이지?
결과는 변함 없는 거 아닌가?
“퉤! 몹쓸 놈, 어디 가서 나 좋아했단 소리 하지도 마!”
가면을 벗고 드러낸 강이정의 민낯은 자못 섬뜩했다.
이제 그녀의 두 눈에 배어있는 거라곤 오만함과 아니꼬움이 전부다.
“너......너 단 일초라도 나한테 흔들린 적 없어?”
씁쓸하게 묻는 원규민의 모습에 도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와중에도 그 답을 바라고 있는 걸 보니 약도 없나 보다.
강이정은 눈을 부라리며 그를 얄밉게 훑어내렸다.
“네 꼴이나 좀 볼래?
앞날 창창한 내가 왜 너같이 나약하고 무능한 남자를 좋아해야지?”
정식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둘은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았다.
가장 마음 쓰는 게 뭔지, 통한하는 게 뭔지 그들은 잘 안다.
과연 강이정은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을까?
그 대답은 그녀마저도 믿지 못할 정도다.
소속사도 없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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