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고연화는 느긋하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신경 안 쓰죠. 저도 제 연애사 말해줄수 있는데요 뭐!”
허태윤은 삽시간에 눈빛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당신이 무슨 연애사예요? 전에 모태 솔로라고 했던거 같은데?”
고연화는 정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연애는 못해 봤는데 많이 좋아는 해봤죠!”
허태윤의 안색은 이미 눈에 띄게 어두워졌고 음침하게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어디 한번 말해봐요. 내가 귀 기울여 들어줄테니까.”
고연화는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는 않았던 탓에 그의 표정 변화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녀는 들뜬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했었던 국내외 남자 연예인들의 이름을 읊기 시작했다......
허태윤같이 연예계에 관심이 일도 없는 케케묵은 사람에게 그 이름은 고연화가 직접 만난 사람의 이름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고연화는 여전히 팬심에 푹 빠져있었다.
“열여덟살 되던 해에 하태성이란 사람 좋아했었는데 노래 부르는게 너무 좋아서 결혼하는 상상까지 했다니까요......”
“그 입 좀!”
허태윤은 무거운 표정으로 갑자기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고연화도 깜짝 놀라고 곁에 있던 반달곰마저 놀라 정신을 번뜩 차렸다......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본다.
“아저씨, 소리는 왜 질러요. 저더러 말하라면서요?”
허태윤은 이를 꽉 악물고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불쌍한 반달곰을 끌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반달곰은 동굴 구석에 내던져져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 있다.
고연화도 남자를 뒤따라 동굴로 들어왔다.
동굴엔 최소한의 빛만 새어들어오고 있었고 휴대폰은 신호가 잡히진 않았지만 플래시를 켤 순 있었다......
허태윤은 동굴 입구에 자리 잡은 채 한 쪽 다리는 쭉 뻗고 다른 한 쪽 다리는 구부린다. 그리고는 팔뚝을 무릎에 올리고 담배에 불을 불였다. 나른한 야생미를 풍기면서 말이다.
그저 어두운 표정으로 담배연기만 뻑뻑 들이마시며 말 한마디 없을 뿐이었다.
고연화는 이상해할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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