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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8장

임지혜를 보자마자 서수연의 눈길은 싸늘히 식어내렸다. 선글라스를 벗고 손을 잡으려는 걸 정확히 알아챈 그녀가 훌쩍 한쪽으로 비껴섰다. 헛손질을 한 임지혜는 차 문 앞에 철퍽 엎어지며 높다란 하이힐 탓에 발을 삐끗할 뻔한다. “악!” 임지혜의 외마디 비명에 스태프들이 한데 몰려왔다. 그들은 걱정스레 임지혜를 보는가 싶더니 이내 서수연에겐 적대감 가득한 눈빛을 보내왔다. “지혜 님, 괜찮으세요? 발목 다치신 거 아니에요? 무슨 저주라도 걸렸나, 하나같이 발만 다쳐? 이정 씨 압정에 발 찍히더니 오늘은 또 임 배우님까지!” “내가 그랬잖아, 그 누구는 우리랑 상극이니까 얼른 여주인공부터 바꿔야 된다고. 안 그랬다간 우리 다 당할지도 모른다니까. 방금 얼마나 무례하게 구는지 봤어? 지혜 언니가 관심 차원에서 찾아간 건데 그걸 쏙 피해버려서 이렇게 됐잖아!” 여자는 안경을 스윽 들어 올리며 당장이라도 서수연을 내쫓을 듯이 굴었다. 그들 눈엔 아무리 봐도 임지혜가 더 불쌍해 보여서일까. 임지혜는 되려 그런 그들을 말리고 나섰다. “수연 씨 그렇게 말하지 마요, 그런 사람 아니야! 우리 알고 지낸지가 얼만데, 전엔 한 번도 이런 적 없어요! 이번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제 연기에 한껏 몰입한 임지혜가 또 가증스럽게 다가와 서수연의 손을 덥석 잡았다. 다 이해한다는 듯한 시선을 건네며 말이다. “수연 씨, 사정 있는 거 알아요. 아님 절대 안 그랬을 거잖아. 누구 다치게 한 적 없는 수연 씨가 왜 이정 씨를 그렇게 만들겠어요? 수연 씨,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고 얼른 사람들한테 얘기해요!” 서수연을 감싸고 돌수록 그들은 임지혜가 착해 빠졌다며 되려 걱정을 하기까지 했다. 보다 못한 누군가가 나서 서수연을 나무랐다. “서수연 씨, 임 배우님이 이렇게 믿어주는데 부끄럽지도 않아요? 정작 자긴 말 한마디도 없네. 진짜 이런 사람 처음 본다.” 서수연은 그 사이 속으로 몇 번이나 헛웃음을 쳤는지 모른다. 연기 생활 시작한지 고작 한 달. 이 바닥의 추악한 민낯을,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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