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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장

더욱이 열받는 건 서수연이 그 말을 듣고도 별 대꾸가 없다는 거다. 그 말인 즉 허튼 짓 하고 왔다 여긴다는 거 아닌가. “하, 고작 그렇게 밖엔 생각 못 한다는 거지? 대단하네 서수연.” 대신 증거를 찾아 주려다 되려 말도 안 되는 오해를 샀는데 어느 누가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네 마음대로 생각해, 나도 더 이상 할 말 없으니까!” 서수연도 이렇게까지 억울한 척하는 그가 어이 없긴 매한가지다. 임지혜 집에까지 가놓고 어쩜 저리도 아무렇지 않게 굴지. 정작 서수연 본인은 왜 그게 안 되는 건가 말이다. 잘 얘기해볼 마음조차 없어 보이는 서수연에게 강준영은 더욱 분이 치민다. 그가 넥타이를 바닥에 내동냉이치고 방을 나가며 쏘아붙였다. “서재 갈 거니까 알아서 자!” 이 상황에서 서수연을 마주하고 싶진 않았다. 제 화를 못 이겨 주워담지 못할 말이라도 내뱉을까 봐. 다툼이 무서운 게 아니다. 잘못한 것 하나 없는 그에게 서수연이 이래선 안 되는 거지만 그를 두렵게 하는 건 눈과 귀를 다 틀어막고 진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다. 마치 낯선 사람인 듯, 그가 하는 모든 말이 자신과는 무관한 듯 구는 모습이. 그가 방을 떠난 뒤, 서수연은 울상을 지으며 또다시 몸을 잔뜩 웅크렸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기도 했다. 뭘 잘했다고 자기가 화를 내지? 속인 건 강준영인데 왜 그가 되려 사람을 몰아붙이냐는 말이다! 역시나 서수연은 뒤척이며 잠에 들지 못했다. 임지혜가 문자를 보내며 지었을 자신만만한 표정이 눈앞에 선했다. 그 남자가 누워 있었어야 할 베개를 끌어내 퍽퍽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러게 누가 속이래!” 그렇게 서수연은 데굴데굴 구르기만 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이튿날엔 그 덕에 다크써클이 턱 밑까지 내려왔다. 아래로 내려가기 전, 서재에서 나오는 강준영을 마주칠까 일부러 방에서 시간을 끌기까지 했다. 허나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그는 일찌기 출근을 했단다. 어쩌면 그 역시 마주치는 게 싫었던 걸지도. “어머나, 수연아 이게 무슨 일이니?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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