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5장
그게 강준영이라는 이유만으로.
서수연이 심장을 움켜쥐었다.
갈수록 위험한 생각을 하는 자신을 의식해서일까.
“이런 엉망인 집에서 자란 내가 어떻게 당신 옆자리에 어울리겠어. 하물며 당신도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기자로만 생각하는데......”
이윽고 서수연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랑 만나고 나면 이제 딴 남자는 어떻게 좋아하라고, 진짜 나쁘다!”
그리고는 결심을 내린 양 장난스레 혀를 빼꼼 내밀었다.
“미안해, 사실 당신 잘못한 거 하나 없어. 내가 되도 않는 망상한 거지, 이젠 현실을 직시할게. 어떻게든 우리 사이에 제대로 선 그으려고 노력할게, 당신 난감해지지 않게.”
누구보다 잘 안다, 둘 사이에선 자신이 허튼 마음 품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걸.
계속해 이런 식으로 갔다간 종내 아름다운 이별을 하지 못할 거다.
그럼에도 강준영과 각자의 길로 나아가야 할 걸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시큰해졌다.
오래도록 생각 정리를 마친 뒤에야 서수연은 얇은 담요 하나를 가지고 소파에 누웠다.
안타깝게도 생각과 행동이 늘 다른 주파수에 있는 지라 거기에서 얼마를 뒤척였는지 모른다.
심장이 말해주는 듯했다, 미련을 얼마나 품었는지.
“저 남자는 너 안 좋아해, 너한텐 환상이자 사치라고. 이래도 포기가 안돼?”
그렇게 서수연은 새벽이 되도록 갈대같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나서야 비로소 잠에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어째서인지 그새 침대에서 잠을 깼다.
반면 어제까지 여기에 잠들어있던 강준영은 벌써 자취를 감췄다.
긴 한숨을 내뱉고 서수연은 아래로 내려갔다.
벌써 식탁에 앉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서수연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는 어제 막 둘의 오붓한 모습을 본 터라 늦잠을 잔 서수연을 보더니 더욱 활짝 웃어보였다.
강준영이 일부러 할머니를 오해하게 했다는 걸 알았지만 별다른 해명은 하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잘 주무셨어요?”
“수연이도 잘 잤어? 와서 디저트 좀 먹어봐. 준영이 걔는 아침부터 아메리카노 타령인 걸 내가 겨우 뜯어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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