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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3장

서수연이 툴툴거리니 강준영은 되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향수는 쓰지 마, 지금이 딱 좋다.” 눈을 희번득이며 다시 옷을 잡아당기니 강준영은 정신을 어디에 팔고 있던지 휘청거리다 그대로 서수연과 함께 소파 위로 넘어진다. “스읍——” 서수연의 머리를 감싸려다 손등을 찧인 강준영이 앓는 소리를 냈다. “수연아 대체 무슨 일이야? 우리한테 말도 안 하고......” 두 사람이 할머니의 목소리에 반응하기도 전에 방문이 벌컥 열렸다...... “할머니?!” 강준영의 밑에 깔린 서수연이 당황함을 금치 못하며 일어나려 했지만 남자는 꿈쩍도 않고 그 자세를 유지했다. 자세는 둘째 치고 하필이면 서수연의 옷 매무새까지 흐트러진 상황. “좀 일어나요! 할머니 오셨는데!” 강준영은 별로 개의치 않아하며 할머니를 부른다. 할머니가 흐뭇하고도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이쿠, 계속해 계속해. 다 끝나면 그때 다시 물어보마.” “아......할머니, 오해세요. 저희 그런 게 아니라——” 할머니는 행여 두 사람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할까 들어올 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자리를 떴다. “후우——” 서수연은 그대로 강준영 밑에 깔려누워 그의 가슴팍을 쳤다. “다 강준영 씨 때문이잖아, 할머니 분명 오해하셨을 거라고요! 우리가, 우리가......아아, 어떡해.” 서수연의 주먹은 솜방망이 같아 강준영을 아프긴 커녕 간지럽게 만들었다. 그가 한 손에 서수연의 작은 손을 감싸고 말했다. “손은 왜 이렇게 작대, 고작 그 힘으로 누굴 때리려고.” 서수연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어버버거렸다. “강준영 씨가 제일 세. 세상에서 제일 세다고, 됐죠?” 강준영이 갑자기 소리내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 그런 모습 본 적이 드물던 서수연에게 활짝 웃는 그의 얼굴은 꽤나 경이롭기까지 했다. 무뚝뚝한 사람이 웃으면 저렇게 매력적으로 보이는구나.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강준영은 아예 서수연의 곁에 풀썩 누웠다. “방금은 왜 안 피했어요? 할머니 오해하셨잖아요......” “오해하시면 또 어때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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