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9장
서수연은 애써 웃으며 경직된 분위기를 무마하려 했다.
“아직 시간 많잖아요. 할머니, 급해하실 거 없어요.”
할머니는 그런 서수연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 누가 결혼식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조건도 다 갖춰져 있는 마당에.
“준영아, 그 휴대폰 좀 내려놓지 그래? 어쩌다 모여앉은 자린데 꼭 그렇게 휴대폰만 들여다 봐야겠니?”
화난 듯한 할머니의 모습에 서수연이 급히 나섰다.
“할머니, 이 이가 회사에 일이 많은가 봐요. 사장인만큼 책임도 크니까 답장이 늦어선 안 되잖아요.”
“퇴근했으면 됐지, 회사일을 집까지 끌어와야겠어? 그게 집안 규칙인데.”
할머니가 미간에 잔뜩 힘을 줬다.
“다 먹었으면 산책을 하든가, 수연이 데리고 올라가서 쉬든가 해!”
그제야 강준영은 휴대폰을 내려두고 서수연과 방에 올라갔다.
그 와중에도 서수연의 손을 잡는 건 잊지 않고 말이다.
......
두 사람이 올라간 뒤......
“진짜 회사일 때문에 그런 거면 어쩌려고?”
할아버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참나, 아직도 제 손자를 몰라? 걔가 어디 회사일을 집까지 가지고 올 앤가.”
그러던 사이, 강준영이 소파에 두고간 휴대폰이 할머니의 눈에 들어왔다.
마침 그때 문자 한 통이 도착하며 화면이 반짝였다.
[준영아, 나한테 와주면 안돼? 나 너무 무서워.]
어딘가 이상한 예감에 휴대폰을 열어보니 역시나 임지혜가 문자를 몇 통이나 보내왔다.
[준영아, 우리 집 갑자기 정전됐어......]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데 배터리도 얼마 없고, 나 무서워.]
[언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네가 좀 와줄래?]
[저녁이라 바깥도 어두워서 나 겁이 나......나한테로 와줘, 응?]
하, 또 이 징글징글한 임지혜!
끈질기기도 하지, 분명 그날 제 눈으로 똑똑히 보고 따끔하게 말해 뒀는데도 사람 말을 귓등으로 들었구나!
언뜻 듣기론 수연이랑 같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한다는데 평소엔 또 무슨 꿍꿍이인지 어떻게 아나!
수연이는 똑똑하지만 너무 착해 늘 속으로만 끙끙 앓으니 임지혜가 오히려 더 만만하게 볼지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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