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3장
이은숙은 서수연이 완벽한 사윗감을 놓치려고 하는 모습에 발을 동동 굴렀다.
“서수연, 넌 왜 이리 멍청하니? 그 늙어빠진 놈 시중이나 들려고 이렇게 잘 나가는 애를 포기해?”
하, 아직도 그 놈의 늙어빠진 남자 타령!
“마음대로 생각해.”
서수연은 더는 대꾸하지도 않고 휴대폰을 꺼내 콜택시를 잡았다.
유독 이은숙만은 불가마 위에 올려진 개미마냥 어쩔 바를 몰라했다.
“수연아, 엄마 말 좀 들으래도.”
들은 체도 하지 않던 서수연은 택시가 오자마자 이은숙을 안에 집어넣고 차문을 닫아버렸다.
그렇게 택시가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긴 한숨을 내뱉었다.
집사람들만 나타났다 하면 어쩜 일상이 이리도 엉망진창이 되는지.
일을 끝낸 서수연은 잠시 망설이다 다시 배지성에게로 올라갔다.
“오늘은 진짜 미안했어. 엄마가 여기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거든.”
“괜찮아.”
배지성이 다소 이지러진 서수연의 얼굴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
“기분 안 좋아?”
가정사를 남에게 알리기 싫었던 서수연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닌데.”
“엄마랑 사이 안 좋은 거야? 방금 보니까 너 되게 긴장했던데.”
모녀 사이는 눈치 빠른 사람이면 누구든 뻔히 알겠지만 굳이 그걸 배지성의 앞에서 까발리긴 싫었다.
“아니야 그런 거.”
두 사람이 얘기 나누고 있을 때, 강준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서수연 씨, 어디에요?”
그가 배지성과 엮이는 걸 싫어함을 알았던 서수연은 그저 밖에 있다고만 둘러댔다.
“다 끝났나? 그럼 데리러 가게.”
그래서야 되나.
강준영이 여기 온다는 건 곧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 거라는 뜻인데.
“괜찮아요, 벌써 가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래요 그럼.”
강준영은 더는 묻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 서수연은 배지성에게 인사를 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어르신들과 강준영이 거실에 앉아있는 게 보였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입이 귀에 가 걸렸던 할머니는 서수연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수연이 왔구나, 와서 앉아.”
“할머니, 무슨 얘기 하고 계셨길래 이렇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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