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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장

“마음대로 하세요.” 남자의 차디찬 말투에서는 식사에 대한 그 어떤 흥미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오히려 거절은 하지 않았다. 고설아는 그의 냉담한 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이 허태윤 같은 신분의 남자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사실에만 흥분해 있었다. “그럼 저희 운미루로 가시죠! 거기 음식들 꽤 괜찮아요!” 경성에서 두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던 운미루는 자비없는 고가에 허태윤같은 거물들을 대접하는 일이 아니면 고설아조차 엄두를 못 내는 곳이었다! 허태윤은 무표정으로 그러자고만 말한 채 로비 대문 쪽으로 걸어간다...... 고설아는 한편으로는 허태윤을 보고 다른 한편으론 고연화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꾸물대지 말고 빨리 따라 와! 허 선생님 기다리시게 할 생각이야?” 고연화는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찡그리며 따라나선다. 올땐 육호중이 차로 데려다 줬으니 갈 방법이 없었던 그녀들은 허태윤의 차로 함께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언제 허태윤의 이런 고급차에 앉아봤을까! 수행비서가 고급 맥라렌의 차문을 대신 열어줬지만 허태윤은 차에 타지 않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다..... 뭔가 가슴 설레는 일이라도 생각난 고설아는 사뿐사뿐 걸어가더니 말했다. “허 선생님 먼저 오르시죠?” 허태윤이 그녀를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먼저 오르세요.” 고설아의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여겼는데 허 선생님은 그녀가 먼저 오르기를 기다리는게 맞았던 거다! 허 선생님은 그녀에게 몹시도 젠틀했다. 이렇게 도도한 남자가 모든 여자들에게 다 매너 있을리가 없을텐데 그녀가 오르길 기다려 준건 무슨 의미겠는가? 허 선생님도 호감이 있다는 뜻이겠지! “허 선생님 감사합니다!” 고설아는 애교섞인 웃음을 지으며 남자의 호의를 받아들여 차에 앉았고 그가 옆자리에 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허나 누가 알았겠나, 허태윤은 차에 오르지 않고 멍하니 서서 기다리고 있는 고연화를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타요!” 학부모가 애를 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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