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연화 씨, 오랜만이에요.”
고연화는 본능적으로 허태윤이 있는 쪽을 힐끗 쳐다본다. 아저씨는 이쪽이 아닌 다른 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서걸과 고설아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한마디씩 번갈아가며 연설을 해대고 있다......
그들이 뭐하고 하는지 들리지 않는것처럼 그들 역시 그녀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리가 없었다.
고연화는 시선을 거두며 그제서야 탁지훈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오렌지 쥬스는 받지 않은 채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 됐어요.”
탁지훈이 살짝 미소 지으며 우아하게 허리를 숙여 그녀의 테이블 앞에 잔을 놔주고는 그녀 옆에 자리잡았다.
탁지훈이 앉자 고연화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린다.
“무슨 일이세요?”
탁지훈이 웃으며 말한다.
“아니요. 별 일은 아니고 영화 투자에는 관심이 없어서 바람이나 쐬려고요.”
“아, 편한대로 하세요.”
고연화는 아무도 없는것 마냥 고개를 떨구고 계속해서 테트리스 게임을 한다.
“......”
전에 이미 이 여자는 이성에게 눈길도 안 주는걸 알고 있었지만 또 한번 냉랭한 취급을 당하니 여전히 적응이 안 되긴 했다.
그의 조건으론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이런 취급을 당한 적이 없었다.
차갑게 거절당하고 나니 또 한번 새로운 신선함에 휩싸였다.
탁지훈은 실눈을 뜨더니 흥미진진하게 고연화를 바라보며 말을 건다.
“연화 씨, 태윤이랑은 정상적인 부부 사이는 아닌것 같던데 제가 너무 앞서 나간건가요?”
게임을 하던 고연화의 손가락이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본다.
“정상적인 부부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시는데요?”
탁지훈의 눈가에 웃음이 더욱 짙어지며 떠보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제 생각엔 아무리 그래도 두 분같진 않은것 같은데요. 낯설고 친밀감이라곤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요.”
고연화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이게 저희 둘 스타일인데요. 솔로 당연히 모르죠!”
“......그래요?”
탁지훈의 입꼬리가 잠시 굳어버린다. 뼛속까지 우아함으로 가득 찬 그도 눈 앞에 있는 여자애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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