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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장

하녀가 멈춰서서 답해준다. “사모님, 할머님께서 가십니다.” 할머니께서 가신다? 어제 허윤진의 일로 타격을 받으셔서 가시는건가 걱정하고 있던 고연화의 귀에 할머니가 자상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시는게 들려왔다. “연화야.” 고개를 드니 맞은편에서 할머니가 천천히 걸어오시는게 보인다. “할머니, 가신다면서요?” 허씨 할머니의 눈엔 자애로운 웃음이 가득 차 있었지만 한편으론 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말씀하셨다. “그래, 이 할미는 돌아가서 할아버지 곁에 있어줘야지. 방금 수술 마친 양반이 고집 세서 말을 안 들어, 내가 없으면 제때에 병원도 안 간단다. 그러니 내가 돌아가서 돌봐줘야지.“ ”그러시군요.“ 고연화는 연유를 듣고 나니 할머니를 붙잡기가 죄송스러워졌다. ”그럼 할머니도 건강 잘 챙기시고 조심히 가셔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시며 살포시 그녀의 손을 잡는다. ”연화야, 결혼해서 지금까지 속상한 일도 많았다는거 나도 안다. 윤진이 걔는 너무했어! 걱정 마, 나오면 사람 보내서 할아버지한테 맡기고 혼쭐 낼테니까. 다시는 너희들한테 까불지 못하게 하마.“ 이토록 손녀를 지극히 아끼시는 분이 옳고 그름을 따질때 만큼은 편을 들지 않는게 참 보기 드물었다. 고연화는 속으로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할머니,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맞다 연화야. 할머니 돌아간 뒤에 태윤이랑 같이 노력하는 것도 잊지 말고!“ 노력? 넋이 나가 잠시 동안 노력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던 고연화는 왠지 모르게 다른 뜻이 있어보이는 할머니의 표정을 보고는 그제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가 멋쩍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어……할머니 걱정마세요. 저희 노력할겁니다……” 할머니가 기뻐하신다. “그럼 난 너희들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으마!” 고연화가 엉거주춤 대답한다. “……네!” 할머니는 실망하실수 밖에 없으실 거다, 그녀와 허태윤 사이엔 결단코 그 어떤 좋은 소식도 없을테니까. 할머니가 다시 돌아올때 쯤이면 그들의 비지니스 관계도 끝이 나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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