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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장

게다가 전혜숙이 신이서의 말에 정곡을 찔려 난감해했을 때도 신가영은 뒤에서 몰래 웃고 있었다. 그때부터 뭔가 대책을 생각하고 있던 것이 분명했다. 송서림은 신가영의 뒤에 권성호가 있는 걸 알아 들어올 때부터 신가영을 더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신이서는 송서림의 말에 조금 놀란 듯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신가영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어갔다. “이것저것 말했지만 결국에는 나한테 신찬영의 뒷수습을 맡기겠다는 소리잖아. 신가영, 네가 뭐 하나 잊고 있나 본데 신찬영은 네 오빠야. 나는 그저 친척일 뿐이고. 그런데 친동생인 너도 가만히 있는데 내가 왜 신찬영 일에 발 벗고 나서?” “가영이는 이제 막 졸업했는데 무슨 돈이 있다고 얘가 찬영이 일을 해결하겠어? 너는 결혼도 하고 시댁에 집도 많잖아. 그러니까 너한테 부탁하는 거지. 친척 동생도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인데 너는 굳이 그런 걸 따져야겠니?” 전혜숙이 신이서를 비난했다.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그때 우리 엄마가 아팠을 때는 왜 돈 한 푼 빌려주지 않으셨어요? 돈이 없으셨던 거 아니잖아요. 게다가 우리 엄마는 작은아버지와 무려 혈연관계까지 있는 형님의 아내인데, 친척끼리 좀 도와줄 수도 있으셨잖아요.” 신이서가 반박했다. “너...!” “게다가 신가영은 나보다 돈이 많아요. 쟤 남자친구가 회사 대표거든요. 돈도 있고 집안 배경도 좋고, 아마 몇억 빌려주는 건 일도 아닐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좋은 사돈이 될 집안을 놔두고 왜 자꾸 돈이 없는 우리 집을 물고 늘어져요?” 신이서의 말에 신가영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역시 신씨 부부에게 남자친구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자기 오빠가 쪽팔린 줄은 아나 보지? 그런데 신찬영을 나한테 넘길 생각을 했으면 언제든지 다시 받을 생각도 했었어야지.’ 전혜숙이 신가영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쟤가 한 말 진짜야? 너 정말 회사 대표랑 연애하니?” 신가영은 침묵하는 것으로 대답을 했다. 전혜숙은 그녀의 태도에 뭔가 떠오른 듯 물었다. “너 그럼 설마 어제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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