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972장

그래서 전혜숙은 그 뒤로 신찬영을 품에 안은 채 최정희네 집 근처에서 얼쩡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아이를 낳지 못한 최정희가 속상해할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최정희는 그녀의 얼쩡거림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신정훈과의 사이가 더욱더 깊어지기만 했다. 즉 전혜숙의 한 짓은 하등 쓸데없는 짓이었다는 소리였다. 그러다 몇 년 후 신정훈이 돈을 어느 정도 벌었을 때 마침 신건우가 마트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김춘옥은 신건우의 그 한마디에 두말없이 신정훈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신정훈은 뭐가 됐던 가족이기에 돈을 빌려주었지만 그래도 차용증은 필요하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김춘옥은 그 소리에 발끈하며 화를 냈고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피우다 결국 일은 흐지부지하게 되었다. 그 일 덕에 전혜숙은 처음으로 최정희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 뒤로 전혜숙은 승리를 자축하듯 더더욱 마트 일에 매달렸고 그 결과 마트 규모도 처음보다 많이 커지게 되었다. 그녀는 초췌한 얼굴로 일을 하면서도 김춘옥이 밖에서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는 자기야말로 승리자라며 이 모든 노력이 다 값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자신보다 나이가 몇 살이나 더 많은 최정희가 마치 소녀처럼 꽃무늬 원피스에 밀짚모자를 쓰고 흰색 원피스를 입은 신이서와 거리를 활보했을 때 마치 파도에 밀려간 모래성처럼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전혜숙은 최정희를 보며 그녀가 마치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자란 한 떨기 꽃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최정희와는 달리 일하느라 상한 자신의 얼굴과 두 손을 보고는 꼭 흙탕물 한가운데 있는 잡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 전혜숙은 마트 일로 아이들을 김춘옥에게 맡겼는데 김춘옥은 신이서에 비하면 신가영을 예뻐해 주는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신가영에게는 늘 남들이 다 입고 난 후의 낡은 옷을 가져와 입혔다. 신찬영에게는 당시 제일 비싼 브랜드의 옷만 입히면서 말이다. 그 순간 전헤숙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