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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장

그중 한 사람이 말했다. “쟤네들 친구라면 너한테도 돈이 많겠네. 그럼 네가 대신 갚아.” “뭐?” 신찬영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친구라며? 방금 친한 사이라고 했잖아. 쟤네들 우리한테 사기 쳐놓고 돌려줄 돈이 없대. 네가 도와줘야지 않겠어?” 방금 말했던 그 사람이 또 말했다. 신찬영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조금 전까지 잡힌 사람들이 친한 친구라고 했었는데 이젠 인정할 수가 없었다. 역시 인간은 당해봐야 얼마나 아픈지 알았다. 그는 투자한 돈을 다시 받고 부모가 조금 보태주면 아무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무섭게 째려보면서 돈을 요구했다. 전 재산을 다 끌어모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은 순간 신찬영은 드디어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난... 난...” 신찬영은 신가영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 그런데 신가영은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결국 그는 부모와 김춘옥을 쳐다보았다. 김춘옥은 생방송에서 다친 바람에 지금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오로지 빨리 돈을 되찾아서 잘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라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신찬영의 부모는 그래도 아들이 걱정되어 재빨리 그의 앞을 막아섰다. “오해예요. 우리도 돈을 받으러 왔어요.” 전혜숙이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우리 아들이 큰 충격을 받아서 그래요.” 웃는 신건우와 달리 맞은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수심에 찬 얼굴이었다. “그럼 뒤에 가서 줄 서요. 주씨 가문에서 먼저 와서 사기당한 돈을 가져갔어요. 그 사람들이 가뜩이나 많이 가져갔는데 나머지 돈도 먼저 온 사람들이 나눠 가졌대요. 우리도 얼마 받지 못할 것 같은데 당신들은 아마 일전 한 푼도 받지 못할걸요? 쟤네들 부모도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살겠다고 자식을 버린 것 같아요. 재벌들은 이렇다니까요. 돈 때문에 친자식까지 다 버리고. 당신들은 얼마나 사기당했어요?” 아까 그 사람이 또 물었다. 신찬영네 가족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나마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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