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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장

신가영은 아직 계약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연예인인 척 행동했다. 상대가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 알았는데 들려오는 건 매니저의 까칠한 말투였다. “신가영 씨, 회사에서 새로 계약한 분을 데리러 가라고 해서요. 이만 끊을게요.” “뭐? 새로 계약할 사람은 나야. 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신가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매니저가 태도를 싹 바꾸더니 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신가영 씨네 집안이 지금 난장판이 됐는데 누가 신가영 씨랑 계약해요? 제발 주제를 좀 알아요. 얼굴도 예쁜 편이 아니면서. 가영 씨 언니랑 아예 비교도 안 되던데요? 대표님 만약 계약한다면 신이서 씨와 계약하지, 절대 가영 씨와 계약하지 않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할머니가 날 속일 줄 몰랐다고.” 신가영이 다급하게 설명했다. “그래도 소용없어요. 대표님이 가영 씨한테 그동안 잘해준 걸 봐서 신이서 씨 연락처를 알려줄래요? 나중에 신이서 씨가 잘 되면 가영 씨도 좀 챙겨줄게요.” 그 말에 신가영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X발, 신이서가 뭔데? 내 남자 친구가 누군지 알아?” “누구든 상관없어요. 가영 씨네 집안이 제대로 망신당했는데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안 해요?” “너...” 신가영은 너무도 화가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고 하마터면 휴대전화까지 던질 뻔했다. 그런데 매니저의 말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이번 생방송으로 인하여 신가영네 식구들이 신찬영의 빚을 갚기 위하여 진단서를 위조해서 신이서의 집을 빼앗으려 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버렸고 심지어 유언장과 재산 분배 합의서까지 공개됐다. 만약 여기서 발을 빼지 않는다면 앞으로 권성호와 함께하게 돼도 이 일로 계속 공격을 받을 게 분명했다. 지금 이 순간 신가영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원한뿐이었다. 신이서가 너무 미웠고 신찬영만 편애하는 부모와 할머니가 미웠다. 신가영이 한창 넋을 놓고 있던 그때 신찬영의 차가 갑자기 앞에 멈춰 섰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연예인이 되려는 꿈 같은 건 꾸지도 마. 꿔도 자기 꼴이 어떤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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