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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장

사실 모두들 알고 있었다. 신찬영이 망신당할까 봐 이런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가족들은 모두 신찬영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왜냐하면 신건우네 집안이 가장 먼저 부자가 되었기에 친척들과 친구들도 계속 아부했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 다닌 후로 돈이 많고 권력도 있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신찬영도 차이를 알게 되었다. 하여 그들과 가까이하려고 열심히 노력했었다. 단지 그들과 같은 급으로 보이기 위해서. 그렇게 결국 신찬영은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에 빠지게 되었고 부귀영화만 누리려 했다. 그런데 만약 지금 경찰서로 간다면 이 사실이 그 바닥에 순식간에 퍼질 것이다. 그러면 다시 인맥을 이용하여 그 바닥에 들어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게다가 신건우네 집안 일이 커졌고 신이서의 손에 유언장과 재산 분배 계약서까지 있어서 그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았다. 신찬영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신건우가 신찬영의 따귀를 힘껏 후려갈겼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넋을 놓고 말았다. 신건우가 화를 내면서 말했다. “지금 당장 가서 돈 받아와. 받아오기 전까지는 돌아올 생각 말고.” 전혜숙은 아무리 화가 나도 아들을 때리진 않았다. 아들 얼굴에 생긴 붉은 손가락 자국을 보고는 신찬영의 앞을 막아섰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애는 왜 때리고 그래? 찬영이도 잘못한 거 안다고.” 김춘옥은 자신이 다친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신건우에게 삿대질했다. “우리 손자 때리지 마.” 신건우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 한 가족을 보고 있자니 신이서도 딱히 기쁘진 않았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게 다 그들의 자업자득이었다. “싸울 거면 나가서 싸워요. 엄마 병실에서 소란 피우지 말고.” 김춘옥이 신이서를 흘겨보았다. “넌 정말 재수 없는 년이야. 네가 우리 집에 온 후로 좋은 일이라곤 없었어.” “어머님, 이서 제 딸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어요? 우린 아무것도 원한 게 없는데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으신데요?” 최정희가 화를 내며 말했다. 신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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