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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장

송서림과 정식으로 부부가 된 후 모든 것이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예전의 생활 방식을 유지했고 신이서는 점점 더 편해졌다. 사실 새로운 관계에 적응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신이서는 자연스럽고 본연 그대로의 느낌을 좋아했다. 지금처럼 말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송서림은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요리할 줄은 모르는 송서림인지라 밖에 나가 운동하는 김에 사 온 것이다. 사실 이런 사소한 일에서 이 사람의 인품이 보인다. 하나하나 대답해주고 매사에 차분하며 재촉할 필요도 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어쩌면 신이서가 어젯밤의 모든 것이 편안했다고 생각한 이유일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송서림이라는 사람을 자신의 삶 속에 깊이 새기게 되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가끔 짬이 나면 신이서는 송서림이 뭘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때 그녀는 고운성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송서림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송서림과 함께 있을 때, 그녀는 왠지 저 앞에 밝은 빛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고운성과 함께 있을 때 처음에는 확실히 현란한 빛이 보이긴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것은 깨진 유리 조각이 햇빛에 굴절된 속임수에 불과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신이서는 침대에서 일어나 씻으러 갔다. 아침에 간병인 아주머니에게서 메시지가 왔는데 엄마가 아직 쉬고 있으니 너무 일찍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자다가 일어난 후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섰다. 그러자 송서림이 마침 우유를 들고 나왔다. “딱 맞춰 나왔네. 와서 아침 먹어.” 송서림은 아주 상쾌해 보였고 심지어 봄바람까지 솔솔 부는 것 같았다. 신이서는 어젯밤 모든 것이 꿈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왜 그녀 혼자 피곤한 것일까? 그녀가 가만히 서 있자 송서림이 물었다. “왜? 배 안 고파? “아니요.” 신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앉아서 음식을 먹기 시작했었다. 한창 음식을 먹던 중 송서림이 물었다. “괜찮은 거야?” 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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