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2장

신이서가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이유는 바로 몇 분 후 드디어 송서림과 첫날밤을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송서림이 그토록 고대하고 있는 첫날 밤 말이다. 신이서는 분위기만 잡으면 나타났던 방해꾼들 때문에 불만이 한가득했던 송서림이 생각 나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미소를 머금은 채 욕실에서 나왔다. 새집 욕실은 무척이나 넓었고 문을 열면 바로 드레스 룸이었다. 신이서는 드레스 룸에 있는 전신 거울 앞에 서서 한 번 더 매무새를 체크한 후 밖으로 걸어 나갔다. 침대 쪽으로 가보니 송서림은 책을 읽고 있었다. 언뜻 책 읽기에 집중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페이지 수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신이서는 심호흡을 한번 한 후 아무렇지 않게 침대 위로 올라가 천천히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분위기도 잡을 겸 뭐라 얘기하려는데 송서림이 바로 몸을 틀어 침실 불을 은은한 불빛으로 바꿨다. “무슨...” “아까 말했지. 오늘 저녁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할 거라고.” 송서림은 책을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빠르게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네가 벗을래, 아니면 내가 벗겨줄까?” “...” 신이서는 저돌적인 그의 말에 어찌할 바를 몰라 얼굴이 빨개졌다. “역시 벗겨주는 게 낫겠다. 그치?” “역시 어디서 뭘 보고 온 게 틀림없어...” 신이서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송서림이 피식 웃었다. “공부를 조금 하기는 했지.” “어떤 공부요?” “궁금해?” “네... 읍...” 송서림은 자신의 입술을 그대로 신이서의 입술로 가져갔다. 키스가 짙어지고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때 휴대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이에 신이서가 손을 뻗자 송서림이 빠르게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아 왔다. 몇 초 후 벨 소리가 잦아들고 이제 더 이상의 방해는 없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이번에는 송서림의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신이서는 두 번 연속 울리는 휴대폰에 결국 입술을 떼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혹시 급한 일이 있는 거 아닐까요?” 송서림은 그 말에 결국 휴대폰을 집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