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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장

신이서는 신가영의 말을 바로 이해했다. 즉 한마디로 신가영은 신이서에게는 좋은 남자가 가당치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신가영은 송서림과 신이서가 부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정말 조금도 하지 않았다. 신이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신가영 앞으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너나 나나 다를 거 없지 않나? 아니지. 너는 두 번 다 까였으니까 내가 조금 더 낫겠다. 그치?” 그 말에 신가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빨개진 얼굴로 씩씩거렸다. “누가 까였다고 그래 누가! 그 남자는 내 스타일도 아니었어! 그리고 나 좋다는 남자들 널렸거든? 우리 회사 대표님도 나 좋다고 난리야. 이게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 그러면 그 대표님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게 빠르지 않나?” “너...! 신이서, 자꾸 말 돌리지 마. 만약 네가 내 제안을 거절하면 지금 당장 이 사진 퍼트려버릴 거야.” 신가영이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내 직장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신이서와 송서림의 사이를 모르는 것을 보면 신가영은 신이서의 직장이 어디인지 모르는 게 확실했다. 신이서는 의기양양한 얼굴의 신가영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돈 줄게.” “진작 그렇게 나올 것이지.” 신가영은 휴대폰을 집어넣고는 신이서의 팔을 잡은 채 병실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할머니, 신이서가 돈을 준대.” 그 말에 김춘옥이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웃었다. 그러나 그때 신이서가 신가영의 팔을 뿌리치며 말했다. “미리 말하지만 지금 당장은 못 줘요. 돈을 다 투자로 돌려서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거든요.” “투자?” 신건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축이 아니라 투자를 했다고? 투자하려면 돈이 꽤 많아야 하는 거 아닌가?” “제 남편이 돈을 좀 잘 벌 거든요.” 그 말에 신가영을 제외한 세 명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다시 신이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투자 금액은 얼마나 되는데?” “대충 2억쯤 되겠네요.” “2억?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지. 돈이 없다고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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