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0장

유정인은 코웃음을 치더니 신가영 쪽에서 눈을 떼고 차에 올라탔다. ‘서림 씨가 저런 싸구려 유혹에 넘어갈 리가 없지.’ 코웃음 소리를 들은 것인지 신가영이 유정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머, 혹시 여자친구세요? 전 또 애인 없는 줄 알고, 미안해요.” 그 말에 유정인이 차창을 내려 웃으며 답했다. “괜찮아요. 그보다 하룻밤 상대를 찾는 게 목적이면 차라리 클럽 앞으로 가는 게 낫지 않아요?” “뭐라고요? 누가 하룻밤 상대를 찾는다고 그래요?!” 신가영이 분개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어머, 아니었어요? 난 또 너무 노골적으로 들이대길래... 기분 상했다면 미안해요.” 유정인의 말투는 전혀 미안한 말투가 아니었다. 신가영은 이를 바득바득 갈더니 이내 송서림을 보며 말했다. “여자친구분 너무 무서워요. 혹시 평소에도 저래요?” 송서림은 신가영을 힐끔 보더니 아무 말 없이 차창을 올렸다. 또다시 거절당한 신가영은 송서림 쪽을 한참이나 째려보았다. 그러고는 자리를 벗어나려고 몸을 돌렸는데 마침 신이서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신이서는 신가영을 보고 잠깐 갸웃하더니 이내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에 올라탔다. 이에 신가영은 더더욱 화가 났다. ‘쟤가 뭔데 차에 타?!’ “가영아, 어떻게 된 거야? 왜 네가 안 타고 네 언니가 차에 타?” “잠깐 대화해 봤는데 재미없던데? 이만 가자.” 신가영은 이를 꽉 깨문채 친구들의 팔을 끌고 자리를 벗어났다. ... 가는 길. 신이서는 송서림과 유정인을 향해 물었다. “신가영이랑 무슨 얘기 했어요?” “신가영? 네 사촌 동생?” 송서림이 신이서를 향해 물었다. “네.” 신이서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송서림이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말을 하기 싫다는 듯한 그의 모습에 신이서는 결국 뒷자리에 있는 유정인을 바라보았다. “요즘 애들은 정말 무섭네요. 어떻게 애인 여부는 묻지도 않고 그렇게 들이대죠?” 유정인은 말을 하면서 가슴 쪽에 손을 가져다 댔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신이서는 신가영이 어떤 짓을 했는지 대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