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2장
신이서는 점원을 따라가는 송서림을 멍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영주 선물 사러 온 거 아니었어? 산모 물건 보러 왜 가?’
점원은 아직도 송서림에게 이것저것 추천하고 있었다.
“이 세트는 아기 아빠들을 위해 준비한 거예요. 안에 산모님이 필요한 것들이 다 있거든요. 출산하는 날에 간호사가 뭘 달라고 하면 위에 적힌 대로 바로 꺼내서 주시면 됩니다. 아주 편리해요.”
“편리하긴 하군요.”
송서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기 옷도 다 포함되어 있어요. 전부 최고급 면 재질이라 아주 부드럽고 편해요. 한번 만져보세요.”
“부드럽네요.”
죽이 척척 잘 맞는 두 사람을 보며 신이서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말렸다.
“서림 씨, 누굴 주려고 그걸 보고 있어요?”
“너.”
송서림이 말했다.
“언젠가는 필요하잖아.”
“...”
신이서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점원은 바로 눈치채고 입을 가린 채 웃었다.
“제가 오해했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분 말씀이 옳아요. 언젠가는 필요하죠.”
“콜록콜록. 삼사 개월 아기가 입을 옷 좀 보려고요.”
신이서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럼 사이즈 넉넉하게 큰 거로 사세요. 아기들이 쑥쑥 자라거든요.”
점원이 옷 몇 벌을 추천했다.
신이서는 작은 옷을 들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너무 귀여워.’
점원이 또 말했다.
“우리 가게 패딩도 있는데 엄청 귀여워요.”
그러고는 빨간 점프슈트 패딩을 추천했다.
“이 옷은 안에 많이 껴입지 않아도 따뜻해요. 어른들도 아기를 안을 때 편하고요.”
신이서는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손바닥을 옷의 가슴팍에 대고 송서림에게 말했다.
“엄청 작아요.”
송서림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네가 갖고 싶을 때 다시 와서 고르자.”
신이서는 거절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송서림은 뭔가를 암시하면서 두 사람도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 게 아니라 그녀의 의견을 존중했다. 어쨌거나 그녀가 아기를 갖고 싶은 것과 그가 갖고 싶은 건 완전히 다른 거니까.
신이서는 문득 남자를 잘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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