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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장

양라희는 송서림처럼 잘난 남자가 왜 자신과 같은 잘난 여자가 아닌 하필이면 신이서같은 여자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는 송서림을 오랫동안 좋아했고 계속 한 걸음 한 걸음 그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신이서가 나타나 송서림을 가로채버렸다. 양라희는 부잣집 딸이었지만 다른 여자들이 가문의 힘을 빌릴 때 그녀는 오직 머리로만 커리어를 쌓았다. 그래서 송서림도 자신과 비슷한 인간이라고 생각했고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까지 하게 된다면 분명히 완벽한 결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서림은 좋은 머리와 조건을 가지고 보잘것없는 신이서와 소꿉놀이나 하고 있었다. 양라희는 그 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고 고작 신이서에게 진 것 같아 기분이 더러웠다. 빵빵. 그때 뒤에서 경적이 들렸다. 양라희는 상념에서 빠져나와 시동을 걸었다. 집으로 향하는 길, 그녀는 깁스한 팔이 근질근질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현재 그녀의 심정처럼 말이다. 양라희는 입술을 피날 듯이 꽉 깨물며 핸들을 꽉 잡고 엑셀을 더 세게 밟았다. “신이서, 내가 이대로 너랑 오빠가 잘되는 꼴을 보고만 있을 것 같아?! 내가 무슨 수를 써서든 반드시 두 사람 찢어버리고 말 거야!” 그녀의 말은 다짐 같기도 또 저주 같기도 했다. ... 병원. 신이서는 간병인 이모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눈 후 최정희의 병상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그러자 간병인 이모가 다가오며 말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급해 하지 말라고 했어요.” “네, 알아요.” 최정희는 지난번에 손을 살짝 움직인 뒤로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신이서는 자신이 헛꿈이라도 꾼 줄 알았다. “이서 씨, 오늘 이상하게 저기압이네? 혹시 서림 씨랑 싸웠어요?” “아니요. 일 때문에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부부는 자주 대화를 나눠야 해요. 연애할 때처럼 혼자 삭이면 갈등의 골이 깊어져 나중에는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될지도 몰라요. 나랑 그이도 그랬으니까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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